국창이 떠난 자리. 가장 먼저 오정숙 명창을 찾은 이는 오랜 세월 북장단을 맞춰온 김청만 고수였다.
자녀가 없는 명창 곁을 지킨 이들은 제자들과 국가지정문화재 증서. 낡았지만 그의 평생과 맞바꾼 표창이었다.
8일 오 명창의 빈소가 차려진 원광대학병원 장례식장에는 슬픔을 이기지 못한 국악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일주 김유앵 조소녀 홍성덕 김성녀 김성애 송재영 김연 임향님 명창, 주봉신 김청만 고수, 이영희 한국국악협회 이사장, 김학곤 전북국악협회장, 김숙 전북무용협회장, 가수 장사익씨 등이 조문을 했으며, 이명박 대통령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추모화환을 보내왔다.
70년대 오 명창에게 소리를 배운 홍성덕 전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 이사장은 "너무 빨리 가셔서 안타까울 뿐"이라며 "스승이 걸어온 길을 잘 지켜갈 수 있도록 제자들이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 은희진 명창에게 소리를 배우다 오 명창 밑으로 들어간 젊은 소리꾼 이자람씨는 "선생님은 손녀뻘인 제자의 제자를 거둬주셨다"며 "소리를 가르치실 때는 엄격하시지만 평상시에는 소녀같은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으신 분"이라고 기억했다.
30여년 전부터 오 명창의 공연을 보러 다니며 친분을 쌓아온 장사익씨는 "장르는 다르지만 평소 오 명창의 소리하는 모습과 사설을 참 좋아했다"며 "소리와 결혼해 많은 제자들을 키워낸 오 명창을 평소 존경해 왔다"고 말했다.
오 명창의 장례는 동초제판소리보존회 주관으로 국악인장으로 치러진다.
국악장례위원회 위원장은 이영희 한국국악협회 이사장이, 부위원장은 채치성 국악방송 본부장과 김학곤 전북국악협회 회장이 맡았다. 이 이사장은 "오 명창은 한마디로 참소리꾼이었다"며 "소리꾼으로 대쪽같이 정도를 걸어온 오 명창의 죽음을 모든 국악인들이 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5일장이며, 발인은 11일 오전 8시. 영결식은 오전 9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놀이마당에서 진행된다. 이일주 조소녀 민소완 이순단 방성춘 이영신 명창 등 문화재로 지정받은 제자들이 '보렴' '반야심경' '사모곡' 등을 부르기로 했다. 박태구 동초제판소리보존회 사무국장은 "영구차를 꽃으로 장식하고 영결식에서 제자들이 소리를 올리는 등 선생님 가는 길을 귀하게 모시겠다"고 말했다.
오 명창은 생전 바람대로 스승인 동초 김연수 선생 곁인 전남 고흥군 금산면에 뭍힌다. 하관식은 오후 5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