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매 순위 1등 기록하며 검색 순위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적벽대전. 이 영화를 보고 나온 대학생 김효준(24)씨는 "허를 찔린 기분예요. 줄거리는 다 알고 있었는데..."라며 영화 본 소감(?)을 말했다.
'적벽대전'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삼국지를 배경으로 한 영화이기 때문.
이처럼 최근 개봉한 적벽대전 뿐 아니라 많은 영화들이 실제 이야기나 소설을 바탕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원작과는 다른 요소가 첨가되기도 하고 감독 스타일에 따라 각색되기도 하지만 기본 스토리 라인은 같다보니 본의 아니게 상식 테스트가 돼버린다는 후문이다.
그림 전시에 가기 전 작가나 시대 배경을 미리 알고 보면 더 이해가 빠른 것처럼 이런 영화들은 미리 예습을 하고 가면 재미있게 볼 수 있다. 특히 불시에 날아오는 역사에 대한 질문에 답할 수 있으니 이미지 높이기에는 더 없이 좋을 듯. 이번 주 서점에서는 '삼국지 다시보기' '삼국지 이것만 알면 된다'가 불티나게 팔릴지도 모르겠다.
▲ 적벽대전 (15세 관람가/ 132분/ 개봉)
배경: 서기 208년 중국. 위, 촉, 오 3국이 대립하던 삼국시대
스토리: 천하통일을 위해 중국대륙을 피로 물들여가던 '위'의 조조(장풍의)는 뛰어난 통치력과 막강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대륙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조조에게 쫓겨 퇴각을 거듭하던 '촉'의 유비군은 '오'나라 인근 강남지역으로 피난을 떠난다. 하지만 유비군은 남은 병력으로 필사의 항쟁을 다짐하게 되고 이를 위해서 손권이 통치하는 '오'와의 연합세력을 결성하게 된다.
알아야 할 것: 삼국지 전권을 읽을 필요는 없지만 유비가 조조를 피해 피난을 가던 부분부터는 알아야 할 듯.
흰 비둘기가 날아갈 때야 오우삼 감독의 영화임을 눈치 챘다. 창피하게도 제목 '적벽대전'에서 적벽이 빨간 절벽이란 뜻임을 영어 제목을 보고서야 알았다. 삼국지 전편을 읽었는데 유비 삼형제와 조조나 제갈량 등 몇 명을 빼곤 오락가락하는 스토리. 따로 떨어뜨려 알고 있던 삼국지 에피소드들이 하나로 합쳐지니 역시 책보다 영상이 쏙쏙 머리에 들어온다.
잦은 슬로우 모션이나 조금 느끼한 대사들이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것도 중국 영화만의 매력이라면 매력. 양조위 금성무 장첸 등 유명 배우가 대거 등장해 여자 관객들도 즐길 만 하다.
영화의 제목인 적벽대전은 나오지도 않는다. 정확한 제목은 '적벽대전 1부 - 거대한 전쟁의 시작'이다. 앞으로 몇 편으로 제작 될지는 모르겠지만 기다리는게 힘든 관객이라면 완결이 된 후에 보길 권한다. 2부는 2009년 1월에 개봉 할 예정.
▲ 님은 먼곳에 (126분/ 15세 관람가/ 7월 24일 개봉)
배경: 1971년 월남전
스토리: 가끔씩 동네 아주머니들 앞에서 노래 부르는 게 유일한 소일거리인 순이(수애)는 외아들 상길(엄태웅) 하나만을 바라보고 사는 시어머니의 성화에 못 이겨 매달 군대 간 남편의 면회를 간다. 그러나 언제나 살가운 말 한마디 없는 남편 상길. 여느 때처럼 면회를 가지만, 상길이 베트남 전에 자원해 갔다는 소식을 통보 받는다. 남편을 찾아 베트남으로 떠나기를 결심한 순이는 베트남을 갈 수 있다는 말에 무작정 정만(정진영)을 쫓아 위문공연단의 보컬로 합류하여 베트남으로 떠난다.
알아야 할 것: 월남 전쟁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 베트남 전쟁. 공산주의와 민족주의를 내세운 북베트남이 독립의 쟁취를 위해 프랑스와 치룬 제1차 전쟁과 미국의 비호를 받는 남베트남과 치른 제2차 전쟁으로 구분되며 제2차 전쟁부터 라오스와 캄보디아까지 전장이 되어 인도차이나 전쟁이라고도 불린다. 전쟁의 원인은 매우 복잡하지만 대체로 베트남의 정치적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투쟁이라고 보는 것이 보편적. 이 영화의 배경은 제 2차 전쟁에 속한다.
가장 좋아하는 배우 엄태웅이 나와 혹했는데 알고 보니 특별 출현. 남성관객에게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수애의 연기는 절정을 보이며 멜로가 살아 있으면서도 월남전의 실상을 잘 살려냈다.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님의 먼곳에'는 69년 데뷔 앨범을 통해 김추자가 불렀던 동명의 히트곡명에서 따왔고, 이 영화의 주제곡으로도 사용되었으며 가수 거미가 새롭게 리메이크 했다. 아직 개봉하지 않은 영화가 궁금하다면 거미의 뮤직비디오를 통해서 미리 맛 볼 수 있을 것. 왕의 남자를 연출한 이준익 감독이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