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제부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품 중 수출액 1위를 차지한 품목은 자동차이었다. 특히 한국 자동차산업(부품 포함)의 수출규모는 497억 달러에 달한 반면 수입은 71억 달러에 그쳐 무역흑자 규모가 426억 달러에 이르렀다. 이는 지난해 전체 무역 흑자 규모인 150억 달러의 3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자동차산업이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는 캐시카우(Cash Cow)임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 기름으로 돈 버는 한국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수출품 자료에 따르면 석유제품의 수출액이 183억 달러로 자동차와 반도체를 제치고 최대 수출 품목 중 하나로 떠올랐다는 내용이 눈에 띈다. 특히, 고급 윤활유는 세계시장 1위, 아스팔트는 중국의 수입시장 점유율 1위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최대 수출품이었던 승용차는 171억, 반도체는 175억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제 자리 걸음을 보였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한국에서 기름으로 돈 버는 나라가 된 것이다. 앞선 생각과 발상의 전환이 만들어낸 결과이다.
또 하나의 경우를 보자. 최근 생수시장의 급성장이 놀란 만하다. 만년설이 녹은 뒤 자연이 만든 정수기(빙하층)를 통과하면서 여과된 물인 빙하수, 수심 200m 이상의 깊은 곳에 위치하는 해양심층수, 화산암반수, 탄산수 등 럭셔리 물들이 대중적인 인기를 몰면서 커다란 시장으로 등장했다. 코카콜라의 최대 경쟁회사가 팹시가 아니고 생수회사라는 농담이 사실이 되어 버렸다. 음료시장에도 새로운 발상의 전환이 진행 중이다.
▲ 예측할 수 없는 기업환경
얼마 전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140달러를 돌파하는 등 국제 원자재 가격, 특히 원유가격이 심상치 않다. 그러나 우리를 더욱 불안하게 하는 점은 이란, 이스라엘 간의 위기 고조 등 최근 국제 상황이 매우 불안함에 따라 원유가격이 중장기적으로 안정될 것이라는 증거가 그 어느 곳에도 없다는데 있다. 기업의 경영환경이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불안해 지고 있다.
▲ 어려울수록 사람에 투자를
그러나 위기에 대해 넋두리만으로 현재 상황을 극복할 수는 없다. 어려울수록 우리의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경영 여건이 좋지 않을수록 미래를 위한 기술개발과 인재에 대한 투자를 게으르게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생각하지도 못했던 석유제품이 대한민국 최대 수출품이 되었다는 것은 과거의 관념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는 좋은 예이다.
변화와 혁신은 기업들이 지속적인 성장을 달성하는 데 있어 가장 핵심적인 요소다. 특히 앞으로는 한국기업 고유의 성장모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의 미국식이나 일본 또는 유럽식 모델 중 적합한 것을 선택해 따라가던 식은 곤란하다. 사고와 발상의 전환을 통한 성장모델 찾기가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
※ 육완구 센터장은 서울 공대를 졸업, 대우자동차 외주개발부장, 승용1공장 담당이사(공장장) 대우 아비아 공장총괄 임원을 역임했으며 중형트럭 개발과 디젤엔진 개발을 총괄했다. 2004년 12월부터 전라북도 자동차 부품혁신센터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육완구(전북자동차 부품산업 혁신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