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악산에서 삼천, 전주천을 거쳐 도심으로 들어오는 남동풍이 주류라는 게 관계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 한가지 만으로 전주시의 열섬현상 원인이 부실한 도시계획 때문이란 것을 고발할 수 있다.
시 관계자는 "삼천과 전주천 주변에 수만 세대의 공동주택이 하천과 마주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런데도 불구, 삼천과 전주천 주변에는 대규모 공동주택 건립사업이 잇따르고 있다.
대표적으로 전주천 주변에는 모두 5개의 재개발사업이 한꺼번에 추진되며 공동주택 군락을 이루게 된다.
태평동 1·2지구를 비롯해 다가지구, 감나무골, 바구멀 등에서 재개발사업이 진행되면서다.
이들 재개발사업이 모두 마무리되면 5000여세대의 공동주택이 전주천을 가로 막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삼천주변도 대규모 공동주택단지가 들어서는 효천지구 개발사업이 펼쳐지면서 마찬가지.
여기에는 이미 15층에서 24층 높이의 공동주택이 18개단지에 9053세대나 들어서 있는 상태다.
크게 볼 때 전주지역의 바람통로인 전주천과 삼천 주변을 콘크리트 더미가 막는 셈이다.
전주시의회 김상휘의원(효자3·4동)은 "전주시의 이를 무시한 열섬대책은 무의미하다"라고 지적했다.
부실한 도시계획에서 심화되는 전주지역의 열섬현상은 신도시 개발에서도 마찬가지다.
대표적으로 최근 개발계획안을 마련한 만성지구 복합단지 조성사업에서 손쉽게 들춰낼 수 있다.
이 속에는 주거용지 전체 면적 50만2036㎡ 중 공동주택비율이 74.4%나 차지한다.
상대적으로 도시화를 덜 유발하는 단독·준주거용지 비율은 25.6%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복합단지는 가뜩이나 전체부지 137만5200㎡ 중 도로와 공원용지 비율이 39.8%로 부족하다.
절반 이상이 주거용지와 상업·업무용지, 법조타운 용지, 첨단산업지원용지 등 개발용지로 채워졌다.
이러한 신도시개발은 열섬현상을 촉발하는 매개체로 작용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열섬현상은 뜨거운 기온과 대규모 건축물이나 공장 등에서 뿜어내는 폐열이 합쳐지면서 더욱 심화된다.
가뜩이나 바람길이 없는 전주지역에 밀도 높은 도시개발이 펼쳐지면서 열섬현상이 심화되는 셈.
전북대 채병선 건축도시공학부 교수는 "열섬현상은 근본적으로 도시과밀현상에서 시작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