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오늘은 밀가루를 가지고 맘껏 놀아볼까?"
아이들이 볼에 담긴 밀가루를 만져보고, 체에 쳐보고, 손장난을 하면서 다양한 반응을 쏟아냈다.
"부들부들 해요" "눈이 내린 것 같아요"
이윽고 밀가루에 찬물과 미지근한 물을 섞어 반죽하더니, 손가락에 달라붙는 밀가루 반죽을 비교한다. 어떤 것은 퍽퍽하고, 또 어떤 것은 미끌미끌하다고 했다.
끈적끈적하고, 말랑말랑한 밀가루가 시간이 흐르자 굳는 것을 보면서 신기해 하는 모습도 보인다. 밀가루의 어떤 질감이 좋았고, 어떤 조리과정이 기억에 남는지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렇듯 밀가루 하나만 가지고도 아이들은 오감(五感) 만족의 다양한 체험을 한다.
요리를 통한 학습 '아동요리'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유아교육과 요리에 관한 전문지식을 지닌 아동요리지도사가 지도하는 프로그램이 인기다. 지도사들은 아동들의 연령에 따라 창의력, 학습, 정서 발달에 도움을 주는 각종 교육프로그램을 기획·개발해 지도한다. 최근엔 요리를 통해 논술, 수학, 과학 등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아동들의 흥미를 극대화하는 체험학습 프로그램이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아동 요리'의 장점은 비만 아동이나 편식아동의 식습관을 잡아주는 데도 한 몫 한다는 점이다. 직접 요리를 해서 먹는 재미를 붙이게 되면, 패스트 푸드 보다는 직접 해먹으려고 하기 때문. 또한 자신이 만든 요리가 맛있다는 평가를 듣게 되면 그때부터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요리를 하겠다고 직접 달려든다. 심지어 부모에게 자랑하겠다고 집으로 가져가는 사례도 발생한다. 아주 자연스럽게 가족간 대화 소재로도 활용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아동 요리'는 몸의 정밀한 동작을 자극·강화하는 기능도 발달한다. 각종 식재료를 보고, 만지고, 냄새 맡으면서 오감을 향상시킨다. 조리하는 과정에서도 다양한 맛과 냄새를 구분하는 감각을 익힐 수 있게 된다.
똑똑하고 감성도 풍부한 아이로 키우기 위해 고민하는 학부모라면 '아동 요리'에 관심을 기울여봐도 좋을 것 같다. 입시위주 성적 올리기에 요즘 아이들은 스트레스를 늘 안고 산다. 그러다 보니 자기감정을 조절을 잘 못해 쉽게 화를 내고, 흥분하는 등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아이들이 많다. 스스로 자기 감정을 잘 조절하여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아이들은 대부분 감성이 풍부하고 정서적으로 안정된 아이들이다. 요리를 통해 오감을 풍부하게 표현할 줄 알게 되면 아이들도 자신을 개방할 줄 아는 긍정적인 아이로 성장해 나간다.
현재 한국아동요리지도자협회 전북지부 주최로 아동을 대상으로 전주평생학습센터와 홈플러스에서 아동요리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문의 063)241-1123, 249-8005.
/박예분(여성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