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는 여름 꽃이다. 대부분의 꽃들이 봄에 꽃을 피우지만 무궁화는 초여름인 7월초 부터 10월초 까지 약 100일 동안 크고 화려한 꽃을 피운다. 특히 8월1일을 전후해 열흘간 가장 화려한 꽃을 볼 수 있다. 요즘이 무궁화의 절정인 셈이다.
무궁화는 우리의 '나라 꽃' 즉 국화(國花)다. 우리의 경우 국화가 법으로 정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확실한 고증은 있을 수 없지만, 국화를 지정하고 있는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그 나라의 역사·문화적 배경과 깊은 관련이 있는 꽃이 자연스럽게 국화로 정해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역사적 배경과 간련이 깊다. 동양 최고(最古)의 지리서 '산해경(山海經)'에 '군자국(君子國)에 훈화초(薰華草)가 있어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진다'고 하였다. 여기서 군자국은 우리나라, 훈화초는 무궁화를 가리킨다. 또한 지봉유설(芝峰類說)을 비롯, 구당서(舊唐書) 신라전(新羅傳)에도 우리나라를 '근화향 (槿花鄕)' 곧 '무궁화의 나라'라고 기록하고 있다. 고려나 조선시대에도 우리나라를 근역(槿域), 근화향, 근원(槿源)이라 하여 '무궁화가 피는 땅'으로 일컫는 말로 사용했다.
무궁화가 우리의 국화로 굳어진 시점은 개화기로 보고 있다. 문호개방 이후 서양 여러나라 왕실의 문장, 훈장 등에 사용하는 국화를 접하자 우리 민족의 마음속에 나라를 상징하는 꽃으로 자리잡고 있던 무궁화가 자연스럽게 국화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그후 일제 강점기때 온갖 수난을 겪은뒤, 1948년 정부 수립과 함께 정식으로 채택된 애국가에 등장함으로써 국화로 확실한 인정을 받게 되었다.
지난해 무궁화를 사랑하는 시민단체와 어린이 기자단이 주축으로 8월8일을 '무궁화의 날'로 정해 선포식을 가졌다. 8월이 무궁화가 피는 절정의 시기이며 숫자 8을 옆으로 뉘면 '무한대'를 뜻하는 기호 '∝'가 되므로 '끝이 없다'는 '무궁(無窮)'과 의미가 같다는 점에 이 날을 정한 것이다.
한국인의 얼과 정신이 깃든 무궁화를 우리 땅에서 말살시키려 했던 일본이 최근 독도의 영유권을 들고 나와 국민의 심기를 건드렸다. 일제 강점기때 남궁억 선생은 무궁화를 통해 민족의식과 애국심을 고취시키려 했다. '광복의 달' 8월과 무궁화의 날을 맞아 나라꽃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