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窓] 전북 기업유치와 삼성그룹 - 홍동기

홍동기(편집부국장)

기업유치 공로로 전북도가 2개월전 대통령상을 받았다.

 

행정안전부 등이 주최한 제 13회 지역경제 활성화 우수사례 발표대회 자리에서 였다.

 

여러 난관을 헤치고 1조 2000억원에 달하는 투자와 1만여명의 일자리창출·3만여명의 인구유입효과가 기대되는 현대중공업 조선소 유치를 군산에 성사시킨점이 높이 평가된 결과이다.

 

유치 공신으로 꼽힌 전북도 김양원 투자유치국장의 회고에 따르면 도와 군산시는 지난 2006년 12월 현대중공업이 주문량 쇄도로 공장증설을 계획하고 있다는 정보가 입수되자 유치전담팀을 꾸려 곧장 유치작업에 돌입했다.

 

현대중공업 유치전은 울산 본사를 무려 60여차례 방문했고 또 그 쪽 수뇌부를 비밀리에 새만금쪽으로 초청, 브리핑을 갖는등 한마디로 첩보작전을 방불케 했다.

 

현대중공업 수뇌부로부터 군산조선소 건설 약속을 어렵게 받아냈지만 다음엔 조선소 부지를 항만부지에서 배제시켜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하게 됐다.

 

하지만 도와 군산시 유치팀은 일주일에 2∼3차례 해양수산부를 찾아 집요하게 설득작업을 벌였고 그 결과 보통 1∼2년 소요되던 제척결정을 단 2개월만에 받아낼수 있었다.

 

이런 과정끝에 세계 최대 규모의 조선소의 기공식은 지난 5월 7일 군장산업단지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 주민 등 2000여명의 축하속에서 성대히 열릴수 있었다.

 

자치단체들이 경쟁적으로 기업유치에 나서고 있는 것은 막대한 자금투자와 고용창출및 인구유입 등의 효과가 커 지역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수 있는 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인구 감소와 열악한 경제상황에 처한 전북지역의 경우 기업유치에 사활을 걸다시피하고 있다.

 

빠듯한 지방재정속에서도 기업유치 보조금을 투자액의 5%에서 최고 100억원까지 듬뿍 듬뿍 안겨주면서까지 말이다.

 

지난 2006년 7월 출범한 민선 4기 이후 2년동안 도내 일간지 지상에는 자치단체와 기업간 투자협약체결 소식이 2∼3일이 멀다하고 오르내렸다.

 

이기간 도내에 287개의 기업유치, 약 6조원투자, 2만6000여명의 고용효과를 가져왔다는 전북도의 발표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산술적 기업유치 통계에도 불구, 도내 인구는 지난 6월말 기준 185만여명으로 지난 연말에 비해 7400여명이 줄어드는등 감소세가 멈추지 않고 있고 도민들은 피폐해진 살림살이가 나아지는 걸 체감하지 못하는 분위기이다.

 

일각에서는 기업유치 실적발표가 실제 투자규모및 고용인원 등 진행상황과는 아주 큰 차이가 나 숫자놀음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아직도 전북경제살리기를 위한 쓸만한 기업유치에 대한 갈증이 풀리지 않은 탓이다.

 

따라서 국내 제 1의 재벌인데도 불구, 다른 대기업과 달리 전북지역에 제조업 투자가 유독 전무한 삼성그룹의 유치를 이끌어내는 것이 기업유치의 완결판이 될 성 싶다.

 

그동안 삼성유치를 위해 전북도가 삼성 출신인사를 영입, 정무부지사 역할을 맡기고 김완주 도지사가 그룹 고위관계자를 면담하는등 나름대로 공을 들이긴 했으나 아직 가시적 성과물은 없다.

 

삼성그룹은 지난 4월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재계 주요인사 간담회에서 올해 27조8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얼마전 계열사인 삼성석유화학 부지 물색을 위해 전북도에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삼성유치에 대한 도민들의 기대감이 한층 높아진 상태다.

 

덩샤오핑이 중국 경제정책으로 삼은 흑묘백묘론처럼 전북도는 어떤식으로든 이번 기회에 삼성유치를 꼭 성사시켜 민선 4기가 끝나는때 대통령상보다 더 값진 전북도민들의 상을 받을수 있었으면 한다.

 

/홍동기(편집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