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에 듣는 판소리 열사가(烈士歌)'.
소리꾼 김민영씨(34)가 14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광복 63주년 기념 '김민영의 창작판소리-열사가 발표회'를 연다.
열사가는 해방 직후 일제에 적극적으로 항거한 이준, 안중근, 유관순, 윤봉길 열사의 항일 행적을 노래한 판소리. 월북한 명창 박동실이 창작해 보급시켰다.
"판소리하면 기대하게 되는 골계적인 면은 덜하더라도, 광복 63주년이 되는 시점에서 열사가의 의미나 가치는 더욱 크다고 생각해요. 제 목소리가 여성적이진 않지만, 오히려 남성적이면서도 힘있게 불러야 하는 열사가에는 더 어울릴 것 같아요."
평소 수리성(청이 약간 쉰 듯하게 발성되는 성음)이 좋다는 평을 받아온 그에게 비분강개하는 대목이 많은 열사가는 제 격. 비장미를 살려서 성음을 표현하는 연습을 무리하게 하다보니 안그래도 걸걸하고 탁한 목은 더 쉬어버렸다. 김씨는 "대학원 졸업 논문으로 열사가 성음 분석을 할 정도로 열사가의 매력에 빠져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부를 소리는 이준, 안중근, 윤봉길 열사가. 전북도지정 무형문화재 이성근씨부터 직접 물려받았다. 이준 열사가는 나라 걱정하는 마음이 잘 드러나 있으며, 안중근 열사가는 면회 온 안중근 열사 어머니의 절절한 심정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윤봉길 열사가는 8·15 해방의 기쁨이 잘 나타나 있는 곡. 타악 조용안, 대금 김건형, 가야금 박달님, 아쟁 황승주씨 등 수성가락이 함께하는 것도 이번 공연의 특징이다.
"몇 년 전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굉장히 힘들었던 적이 있었어요. 원인을 알 수 없어 더 무서웠죠. 그 때 제가 소리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새삼 깨닫게 됐어요."
나이에 맞지않게 소리가 완숙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 김씨. 한번의 큰 고비를 이겨내고 그의 소리는 더욱 깊어졌다.
남원 출생으로 전북대 한국음악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전정민 이성근 성우향 최승희 전인삼씨를 사사했다. 현재 전주시립국악단 단원으로 한국미래문화연구원 음악분과 위원, 두루회 지도교수, 전북대 강사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