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은 섬유 모양의 규산염 광물로 흡음, 단열, 내(耐)부식성이 뛰어나고 값이 싸 단열재와 피복재, 자동차 브레이크 패드 등으로 다양하게 사용돼 왔다. 1960년대 우리의 새마을운동때 초가지붕을 대체한 슬레이트도 석면제품이었다.
석면은 인체에 주는 피해가 엄청나다. 미세한 석면섬유가 호흡을 통해 인체에 들어가면 자각증상도 없이 30∼40년 동안의 잠복기를 거쳐 폐암을 일으킨다. 석면에 '소리 없는 살인자' '조용한 시한폭탄'이라는 악명이 붙은 연유다.
뒤늦게 석면 폐해가 밝혀지고 피해자가 늘어나자 1990년대 이후 각국이 석면 사용금지와 함께 석면 해체와 처리 과정에 대한 강력한 규제에 나선 것도 이같은 위험성 때문이다. 위해성에 비춰볼 때 폐석면의 관리 강화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문제는 이번의 경우처럼 폐석면 처리시설을 하필이면 도시지역에 허가해주느냐는 것이다. 이곳은 인근에 고등학교를 비롯 근로자들이 근무하고 있는 공장등이 자리하고 있다. 시설을 허가해 준 전주환경청의 설명대로 안전성이 확보돼 있다고 하더라도 굳이 도시지역에 이같은 처리시설을 들어서게 하느냐는 것이다. 주택가와 멀리 떨어진 농촌이나 산간지역을 선택하면 혹시 폐석면 분진이 날리는 사고가 발생해도 피해를 최소화 시킬 수 있지 않겟느가.
이번 주민들의 요구는 혐오시설의 입주를 반대하는 님비(Nimby)현상과는 다르다고 본다. 대안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민들에게 설명회 한번 갖지 않은 것은 주민들을 무시한 처사에 다름아니다. 설사 규정에 어긋나지 않더라도 주민생활과 밀접한 문제를 이렇게 처리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이번과 비슷환 사례로 지난해말 충북 진천군에서도 주민들이 폐석면 처리업체 허가취소를 강력요구했다. 농촌지역인데도 자치단체 까지 나서 주민들 주장에 동조했었다. 전주환경청은 안전성 확보만을 내세울 일이 아니다. 주민들의 건강권을 중시해 설치허가를 심각히 재검토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