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식품산업 수도 만들자] ⑤ 임실치즈

브랜드가치 높이고 관련산업 집적화로 인프라 구축…소비량 늘면서 타지역 생산업체도 증가

임실군 성수면 도인리 10만여㎡ 부지에 조성될 임실치즈밸리 조감도. (desk@jjan.kr)

▲ 임실치즈의 탄생

 

올해로 41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임실치즈는 벨기에 출신 디디에 세스테벤스(한국명 지정환) 신부가 임실성당에 부임하면서 탄생됐다.

 

63년 임실에 발을 들인 지신부는 당시 선교활동을 펼치면서 주민들의 궁핍한 생활상을 보고 이들을 지원키 위한 소득창출로 치즈를 선택하게 된다.

 

한국인, 특히 농촌지역 주민들에 생소한 식품으로 여겨졌던 치즈는 그러나 당시 국내에서 상품으로 여기기엔 시장성이 매우 좁은 상황.

 

하지만 지신부는 당시 경쟁자가 없는 신규사업 영역의 블루오션을 선택, 한국에서 치즈산업의 선구자로 고난의 길을 걷게 된다.

 

파란눈을 가진 서양인이 선교활동에 아랑곳 없이 산양을 끌고 다니면서 풀을 뜯어 먹이는 모습이 당시의 주민들엔 이질감을 풍기기에 충분했다.

 

한마리, 두마리, 10여마리로 산양이 늘게 되자, 주민들도 달리 보게 되었고 결국에는 지신부가 무상으로 나눠준 산양을 키우는 단계로 발전했다.

 

산양의 젖으로 만든 치즈는 당시 국내 유명호텔에 납품됐으나 상품의 질이 현저히 떨어져 실패작으로 끝나고 말았다.

 

낙담한 지시부는 그러나 와신상담, 자신의 고향인 벨기에로 돌아가 2년여의 목장생활 끝에 젖소를 이용한 치즈를 생산, 오늘에 이르렀다.

 

현재 국내의 치즈생산 업체는 대기업을 비롯 20여개로 늘어났지만 임실치즈의 국내 점유율은 30%를 웃돌고 있다.

 

특히 어린이들에 최고로 인정받는 피자용 치즈는 특이한 기술을 바탕삼아 독보적인 상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 2월 임실치즈농협과 군농업기술센터, 농업인들간에 체결된 '고아미 벼 시험재배 계약'. (desk@jjan.kr)

 

더욱이 품목별 가격면에서도 타사 제품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높은 가격대를 형성, 튼튼한 소비층이 최대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 임실치즈밸리조성사업

 

지난 2004년 정부는 임실지역의 치즈생산에 기인한 신활력사업으로 치즈밸리조성사업을 지원,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치즈산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지역민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낙농업 선진화와 청정낙농 이미지를 심어준다는 게 목적이다.

 

또 임실치즈의 브랜드를 제고하고 아울러 치즈산업 집적화로 체계적인 인프라를 구축,지역경제 활력화를 꿈꾸고 있다.

 

치즈피아조성과 치즈과학연구소, 낙농클러스터 및 치즈박물관 등을 추진하고 있는 치즈밸리조성사업은 모두 4백15억이 투입된다.

 

추진에 다소 오류가 있었지만 현재 성수면 도인리에 10만여㎡의 부지를 마련, 치즈과학연구소에는 각종 검사장비와 연구인력이 투입된다.

 

치즈피아 조성에는 가공판매장을 비롯 체험관과 각종 부대시설이 마련되고 낙농클러스터 분야에는 첨단유가공협동생산시설을 갖추게 된다.

 

현재 조성을 위한 다각적인 추진작업이 완료된 상황이고 이달중으로 건축 및 인허가 절차를 거쳐 최종 단계인 공사발주에 들어갈 계획이다.

 

▲ 임실치즈의 미래

 

그렇다면 현 상황에서 임실치즈의 미래는 어떻게 점쳐지고 있을까.

 

한마디로 주변 상황을 정리하다 보면 불확실성의 연속이다.

 

최근 무주군에는 외국자본이 영입, 유가공시설이 들어설 전망이고 고창군에도 국내 최대의 치즈생산공장 설립이 가시화 되고 있다.

 

해마다 치즈소비량은 확대되고 있지만 그에 발맞춰 경쟁해야 할 생산업체도 늘고 있는 것이다.

 

다행이 치즈밸리조성사업이 적시에 위기 타결책으로 제시됐지만 이에 따른 치즈업계와 행정간의 불협화음이 문제점으로 불거지고 있다.

 

여기에 열악한 젖소사육 환경과 관련 업체별 협조체계 미흡도 걸림돌로 작용하는 실정이다.

 

이같은 문제점 해결을 위해서는 임실치즈밸리사업단을 별도로 구성, 상호간의 실정에 맞는 협조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게 업체 안팎의 여론이다.

 

이를 바탕으로 유통구조 개선이 필수인 데다 임실치즈의 상징을 의미하는 기념사업 등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임실치즈의 브랜드 마저 우후죽순으로 난립, 사용권 규제 등 지적재산권 확립이 최대의 현안문제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