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심사평가원이 의료기관의 적정한 약제의 사용을 권장하기 위해 지난 14일에 발표한 2008년 1분기 의료기관별 약제평가 결과에서 도내 580개 종합전문·종합병원·병원·의원 중 의원을 제외한 39개 병원에서 감기 등의 항생제 처방률이 각각의 평균을 웃도는 기관은 군산의료원(64.09%)·전주병원(63.22%) 등 9개며, 외래 주사제 처방률이 높은 곳은 부안성모병원(32.66%)·전주고려병원(26.63%) 등 31개로 나타났다. 또한 나머지 541개 의원에서도 항생제·주사제 처방률의 전국평균을 넘는 곳이 반절에 가까웠다.
의료기관 종류별로 항생제·주사제 처방률의 전국평균을 살펴보면 종합전문 40.98%·3.27%, 종합병원 47.60%·8.90%, 병원 47.55%·22.29%, 의원 56.10%·27.29%를 기록했으며, 병원에 따라 한자릿수에서 100%에 가까운 처방률까지 편차가 심해 전반적으로 항생제 등의 처방비율을 더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항생제 처방률이 94%로 나타난 군산시 나운동 K내과 원장은 "초기 감기환자라 해도 가래 등의 합병증이 나타나면 항생제를 써야 한다"면서 "병원마다 어떤 환자들이 오는지에 따라 항생제 처방률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심평원 평가총괄팀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항생제 오·남용이 세계적으로 높은 만큼 국민에게 의료기관에 대한 자료를 제공해 자율적으로 항생제 낮추기 개선 노력을 유도하고 있다"면서 "소비자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한 자료 발표를 분기별로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 항생제 처방률은.
항생제는 신체가 세균에 감염됐을 때 사용하는 약제다. 하지만 감기와 같은 바이러스에 항생제를 지속적으로 투약하면 내성이 생겨 점점 고단위의 항생제를 사용해야 하고 항생제가 필요한 질병에 걸렸을 때는 선택할 수 있는 약제의 범위가 줄어들어 결국 의료비용 상승을 초래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심평원은 지난 2005년부터 전국 의료기관의 항생제 등의 처방률을 공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