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따구리] 천년전주 자존심, 음식명인 발굴부터 - 구대식

구대식 기자(사회부)

전주시는 예로부터 '맛의 고장'이라 일컬어져 왔다. 지금도 전주비빔밤과 전주 한정식, 전주 콩나물국밥 등이 전국 각지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오죽하면 음식점 상호로 가장 많이 쓰이는 게 '전주' 이겠는가. 전북소상공인지원센터는 몇 해 전 전화번호부에 등록된 음식점 중 지명을 상호로 쓰는 곳을 조사했다. 결과는 전국 4000개소 중 24%인 980개소가 전주가 들어가는 간판을 사용했다.

 

전주 음식 명인과 명소사업은 이 같은 전주음식의 유명세를 등에 업고 출발했다. 전주 음식을 보존하고, 육성함으로써 전주 음식 산업화와 전주 전통문화중심도시를 완성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웰빙음식으로 알려진 우리음식은 지구촌시대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인근 광주시, 전남도, 강원도, 경상도까지 전통음식을 산업화하겠다며 경쟁구도를 형성한 이유가 된다.

 

시는 이를 감안해 다양한 음식 관련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전주음식을 한단계 발전시키기 위해 명인과 명소를 발굴하고, 음식축제(전주 천년의 맛잔치), 음식시설(한국전통식문화체험관) 등을 잇따라 추진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 노력들이 수포에 돌아갈 위기에 놓여 있다. 전주 음식 산업화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음식명인을 제대로 발굴하지 못하면서다. 음식명인이 없다면 전주음식의 육성·발전은 커녕 제대로 보존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전주음식 명인들은 어쩌면 천년전주, 나아가 새로운 천년전주를 이끌어 갈 주인공이다. 수백억에서 수천억까지 들어가는 문화관련 시설들을 새로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 비법을 고수하고 있는 이들만이 천년전주의 진한 호흡과 맥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전주시가 이들 음식명인들을 발굴하는 데 더한층 매진해야하는 이유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