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운주 감 명성 퇴색 우려"

완주 '대둔제'사업에 수몰 처지 주민들 농작물 피해 걱정

"있는 댐도 없애는 마당에 큰 실익도 없는 대규모 제방을 쌓기 위해 천혜의 대둔산 자락 산허리를 잘라내 도로를 만드는 것을 보면 마음만 답답합니다."

 

완주군 운주면 광두소마을 고수영씨(59) 등 28가구 50여명의 주민들은 '대둔제'사업으로 인해 자신들의 삶의 터진이 곧 수몰될 처지에 있는 것을 보면서 하루하루 한숨만 쉬고 있다.

 

비단 이들뿐 아니라 대둔제 완공으로 인해 사실상의 댐이 막아지게 되면 잇따른 안개로 인해 운주 감의 명성이 퇴색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운주면은 전국 감 생산량의 20%를 생산할만큼 감에 관한한 전국 최고를 자랑하고 있으나 일부 지역민들은 대둔제로 인해 농작물 피해가 커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대둔제 사업은 한국농촌공사 전주완주지사가 발주해 올초 착공한 것으로 높이 37.6m, 길이 210m의 제방을 막는 것이다.

 

농촌공사측은 이 사업의 목적에 대해 충남 논산군 양촌면 양촌리마을의 농생활용수의 원활한 공급과 홍수예방 등 이라고 밝혔다.

 

운주에서 대둔산에 이르는 17번 국도를 따라 흐르는 운주계곡중 일부를 막아 사실상의 소규모 댐처럼 조성될 계획이다.

 

당장 보상을 받고 이주해야 할 광두소마을 주민들은 "실거래가보다 턱없이 적은 보상만을 받고 과연 어떻게 생활할지 모르겠다"고 걱정하고 있으나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대둔산 자락을 끼고도는 천혜의 자연환경이 파괴됨은 물론, 장기적으로 환경변화나 생태계 파괴에 의해 두고두고 골치꺼리가 되지나 않을까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고수영씨는 "공사를 막 시작한 현 시점에서도 대둔제 사업을 해야할 필요성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며 "환경단체 등 전문성있는 기관이나 단체에서 과연 이 사업이 필요한지 검증해달라"고 호소했다.

 

운주면 장선리, 완창리 지역 일부 주민들도 "충남 논산에 있는 일부 마을의 홍수를 예방한다는 애매한 이유로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운주계곡 상류를 막는 발상을 했다는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며 "머지 않아 자욱한 안개로 인해 운주 곶감의 명성이 퇴조할 것은 뻔하다"고 걱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