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전주 한옥마을 방문하는 관람객들은 전주의 역사를 입체영상으로 체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시대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전주의 변화된 모습이 사실감 있게 눈앞에 펼쳐지게 되고, 관람객들은 가상현실속에서 지역의 역사를 직접 체험하게 된다.
영화속 한 장면같은 이같은 상황은 현재 전주정보영상벤처타운에 입주해 있는 (유)모던엔시스(대표 원종규)가 준비중으로, 조만간 일반인들에게 선보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결코 간단치 않은 이 작업에 모던엔시스는 무려 3년이 넘는 오랜시간을 공들였다.
지난 2003년 설립된 모던엔시스는 이후 지역문화와 관련된 콘텐츠를 확보하는 주력해 왔다. 현재는 상당한 분량의 콘텐츠가 구축됐다. 이제는 그동안 쌓아온 콘텐츠를 입체 영상물로 제작, 관람객들이 체험할 수 있는 입체영상 박물관을 만드는 하드웨어 작업만 남아 있다.
원종규 대표(35)는 "앞으로의 박물관은 유물 등을 전시하는 기능에서 입체영상을 통해 관람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우리가 준비해왔던 문화 콘텐츠 작업은 입체영상 박물관을 통해 1차적으로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배경에는 문화콘텐츠 산업의 무한한 가능성을 알고 일찌감치 이 분야 뛰어든 그의 강한 자신감이 자리하고 있다.
대학 졸업후 서울에서 애니메이션 업체에 다니던 그는 IMF 이후인 1990년대말 전주에 잠시 내려왔다가 '문화 콘텐츠'의 코드를 발견하고 아예 전주에 눌러 앉았다.
그는 전주에 내려왔을때 3D애니메이션의 경험을 살려 IT분야에서의 아이템을 구상하던 중 시장조사차 인근 광주를 방문했다가 '문화'를 찾게됐다고 말했다.
당시 광주지역에서는 업체와 대학이 연계되어 입체영상과 관련된 분야의 연구는 물론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가 개발되고 있는 것을 보고 '문화와 입체영상과의 결합'이라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는 것.
전주에 돌아온 그는 지역대학과 연계해 이를 구체화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그리고 문화콘텐츠 회사를 설립한 그는 곧바로 전주한옥마을과 경기전 등 전주지역에 산재해 있는 문화를 디지털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그는 시작부터 달랐다. 기존 입체영상물 개발업체들이 주로 연구용역에만 의존하는 방식에서 탈피, 문화콘텐츠를 상품화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여기에는 그동안 대학과의 연계 등을 통해 입체영상물 제작기술이 확고히 구축됐다는 점이 든든한 배경이 됐다. 실질적인 입체영상물을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업체는 전국적으로도 그리 많지 않다. 원 대표는 전국적으로 10여개에 정도라고 설명했다.
특히 원 대표가 더욱 자신감을 갖는 대목은 이들 업체들은 입체영상 제작기술은 보유하고 있지만, 그 속에 내용물을 채울 수 있는 스토리텔링은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이는 그가 오랜시간동안 각종 문화·역사자료의 수집·분석작업을 통해 많은 콘텐츠를 확보해 온 이유이기도 하다.
원 대표는 "전주는 스토리텔링의 소재가 될 수 있는 문화유산들이 산재해 있어 문화콘텐츠 개발이 무궁무진하다"면서 "문화콘텐츠를 개발하면 할 수 있도록 처음에는 다소 막연했던 문화산업에 대한 가능성이 더욱 확고해졌다"고 말했다.
오히려 그는 "아직까지 발견되지 못해서 그렇지 전주가 먹고 살 수 있는 분야는 지역의 문화유산을 디지털화하는 문화콘텐츠 산업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그의 구상에 따라 모던엔시스는 그동안 풍물아카이브 구축(영상 200종, 음향 160종), 풍물웹사이트 개발, 국악기 아카이브 개발 등 풍물과 관련된 한스타일 디지털 작업을 진행해 왔고, 최근에는 '풍물'을 '디지털콘텐츠 응용상품'으로 개발하는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모던엔시스가 지난해부터 올 7월까지 지역문화산업연구센터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해온 '천·지·인 하나되는 흥소리'사업이 우수평가를 받아 최근 국비 2억5000만원을 추가로 지원받게 된 것.
이어 모던엔시스는 하반기부터는 기존에 개발된 국악콘텐츠 응용 시제품 '꿍따'를 비롯해 다양한 풍물 콘텐츠를 판매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문화자원과 융합된 디지털 콘텐츠의 산업화 가능성을 거듭 강조한 그는 "앞으로는 한스타일에 대한 호응도가 높은 미국과 유럽 등에도 수출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