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중견간부로서 연고지인 전북으로 전출돼 2년여 동안 근무하다 올해 초 정기인사에서 서울 본부로 전입한 50대 초반의 A씨.
A씨는 인사발령이 났을때 요직 부서로 영전한데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는 불편 등을 덜수 있게 됨에 따라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A씨는 본부전입 6개월이 지나 맡은 새 업무에 익숙해지자 좀이 쑤실 정도로 전북을 그리워하고 있다.
골프에 입문한지 3년째로 물이 한창 올라 보기와 싱글 플레이를 넘나드는 실력인 그는 수도권에서 라운드할 기회를 뜻대로 갖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지역 소재 대부분 골프장들은 비교적 부킹이 쉽고 1시간이내 접근이 가능한데다 그린피도 10만원 미만이거나 약간 웃도는 수준이어서 그는 전북 근무시 한달에 2∼3차례 라운드 기회를 가졌었다.
하지만 수도권에서는 부킹이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고 골프장까기 접근하는데 2∼3시간이상 소요되는데다 그린피가 20만원을 웃돌아 전북에서 처럼 라운드할 생각은 언감생심이 돼버렸다.
그는 주저없이 "전북은 아마추어 골퍼들의 낙원"이라고 말한다.
전북지역 골프장들은 상대적으로 탁월한 접근성·부킹용이·저렴한 그린피 등 좋은 여건으로 골퍼들이 선호하는 곳임이 분명하다.
골프가 대중화되면서 전북지역 골프장 이용객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외지인들의 비중이 무척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도가 집계한 전북지역 골프장 이용객은 2004년 26만여명에서 2005년 44만여명, 2006년 83만여명, 2007년 120만여명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이용객중 절반이 수도권과 충남·전남지역 골퍼들인 것으로 도 관계자는 추산했다.
회원제및 퍼블릭등 총 81홀 규모로 지난해 5월 개장해 현재까지 문을 연 국내 골프장중 가장 규모가 큰 군산CC 주차장에는 여러대의 대형버스들이 곧잘 눈에 띈다.
수도권 골프장에서 1회 라운딩할 비용으로 군산 CC에서 2회 라운딩과 관광 등을 겸할수 있어 수도권 단체골퍼들이 1박2일 코스로 타고온 차량들이다.
썰렁했던 군산지역 호텔및 여관과 음식점 등이 군산CC개장이후 손님들로 북적이는등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것도 부수적 효과이다.
현재 전북지역 골프장은 정상운영중인 것이 9개에 151홀, 사업승인받고 공사중인 것이 14개에 200홀, 건설을 위해 구체적인 움직임이 진행되는 곳이 13곳에 248홀 등으로 하드웨어적인 기반은 충분히 구축된다고 단언해도 무리가 아니다.
문제는 앞으로도 골퍼들을 계속 끌어들일수 있느냐이다.
충남 태안기업도시에 2012년 개장 목표로 국내 최대 규모의 108홀 골프장이 건설되는등 교통이 편리한 수도권 인근 지역의 골프장 증가로 전북골프장을 찾는 외지 골퍼들이 갈수록 줄어들 것이란 암울한 분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군산CC 개장이후 7∼8년 앞서 56홀 규모로 앞서 개장했던 전남 무안CC가 수도권 골퍼들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사실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양적 팽창못지 않게 그린피 인하·캐디 서비스 개선·골프장간 패키지 상품및 지역문화관광 자원과 연계한 이벤트상품개발 등 질적 발전을 통한 경쟁력 우위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 등의 논란이 일고 있지만 골프산업은 지방세수증대와 고용창출및 관광객유치 등을 통한 지역경제활성화에 적잖게 기여하고 있다는 점 부인키 어렵다.
따라서 블랙홀처럼 외지 골퍼들을 지속적으로 끌어들일수 있도록 골프장 업체들의 자구노력과 함께 자치단체들의 적극적인 서비스지도와 경쟁력 확보를 위한 지원책 모색이 절실히 요청된다.
/홍동기(편집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