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마을축제 "관행 탈피" vs "주민들 소외"

공개보고·토론회서 평가 엇갈려

진정한 주인은 누구인가?

 

농촌형 축제의 새로운 장을 개척하고 최근 막을 내린 '제1회 진안군마을축제'와 관련해 지난 27일 진안 한방약초센터에서 가진 공개보고 및 토론회에서 나온 논쟁의 화두다.

 

이번 마을축제에서 정작 토착 주민들은 배제된 채 '외부인들만의 잔치'로 전락했다는 일각의 비평이 제기되면서 불거졌다.

 

토론자로 참석한 토착 패널들이 으례 주인이 됐어야 할 마을 주민들이 배척당한 것은 이번 축제가 절반의 성공에 그쳤음을 반증하는 한 예라고 열변을 토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하고 있다.

 

반면 외부 패널들은 마을축제의 진정한 주인은 손님을 맞이하는 지역민이 아닌 외지인이 돼야한다는 쪽에 무게 추를 실으면서 평가가 크게 엇갈렸다.

 

마을축제의 성공을 논한 패널 측은 그래도 이번 축제가 보여주기식의 이벤트로 일관돼 온 관행을 과감히 탈피, 학습교류회, 답사 등으로 '학습형 축제'의 성격이 강조되며 내실있게 꾸며졌음을 그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일부 패널들은 마을축제에 걸맞지 않게 주최측이나 진배없는 마을주민이 소외된 점, 학습토론회 등에 지역 NGO 등 토착 세력이 참여할 기회가 없었던 점 등이 매우 아쉬운 대목이라고 혹평했다.

 

패널로 나선 강주현(55) 와룡마을추진위원장은 "외부적으로는 긍정적인 평가를 얻어냈을지는 모르지만 내면적으로는 주민 대다수가 소외되고 소득없는 문제점 많은 축제로 기억된다"면서 "마을의 입장이 사무국에 전달되지 않은 것도 문제인데다 한일 컨퍼런스가 마을, 농촌이 아닌 도시형 위주로 짜여진 부분 등은 반감을 사기에 충분한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강 위원장은 마을축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준비단계부터 '마을 컨설팅'을 마련, 차별성 있는 지역 프로그램을 짜야함과 동시에 거창하게 기획된 프로그램 만큼 그에 걸맞는 예산편성이 따라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른 패널인 김택천 전국지속가능발전 사무처장은 "외부.내부인을 따지는 것 자체가 글로벌시대에 반하는 폐쇄적 논리"라며 "진안지역을 다녀간 개개인이 홍보맨 역할을 하게 될 외부인들을 많이 끌어들일 수 있는 복안 마련에 주민 스스로가 노력하는 일이 더욱 급선무"라며 근시안적인 행태를 경계하고 큰 혜안을 갖기를 권고했다.

 

이에 덧붙여 김 사무처장은 "주민 이익을 챙기는 시대는 아니다. 주민들이 깨어 있어야 외지인들도 그 만큼 찾아 들 것"이라며 "마을 주민 스스로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기획, 즐겁게 손님을 맞이하는 자세를 기르는 것도 중.장기적으로 지역발전에 큰 도움이 된다"고 제안했다.

 

토론자로 동석했던 송정엽 군의장은 "이번 토론회를 통해 잘잘못을 가려 내년 2회 축제때에는 더욱 알찬 행사로 거듭나도록 노력해 달라"면서 "돈으로만 평가할 수 없는 중요한 가치를 지닌 마을축제를 개최하기에 앞서 참가자들이 무얼 원하는 지 꼼꼼이 헤아려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근석 축제조직위원장은 "이번 축제에서 적잖게 드러난 축제 홈페이지 숙박시스템과 관리문제, 마을과 사무국사이의 의사소통 부족 등 실무적인 과제에 대해선 조직위사무국을 단위 마을별로 추진할 도농교류사업과 축제에 지원하는 현장 중심형으로 바꿔 나가고 농촌마을에서 필요한 마인드를 심어나가면서 하나 둘씩 고쳐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진안신문사(대표 김순옥)가 주최한 제1회 진안군마을축제 진행상황보고 및 토론회에는 이들 패널과 함께 최규영 문화원장, 외부전문가 등 5명의 지명토론자 외에도 진안군 각 마을간사, 사회단체, 모니터 요원, 주민 등 100여 명이 참석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