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같으면 지금쯤 초가지붕에 늙은 호박 몇개가 누런 똬리를 틀고 호령하고 있겠다.
늦동이로 세상에 나와 꽃조차 덜떨어진 어린 호박. 감히 어려워 '어르신들' 계신 곳 올려보지 못할 텐데 이 녀석 기세가 제법 맵다.
세상만사 모든 일이 다 때가 있다지만 무릇 생명은 순리도 어쩌지 못함인가.
/신승호(전북사진대전초대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