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메아리] 인생은 공식이 아니지 - 정성록

정성록(남원 서진여고 교사)

올림픽이 세계인의 뜨거운 파티로 막을 내렸다. 폐막식에서 각국 선수들은 타오르는 성화 아래 자국의 국기를 흔들면서 신나게 춤을 추는 모습에서 진정한 올림픽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자신이 출전한 종목에서 온 힘을 다한 모든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메달을 딴 선수에게는 환호를, 그리고 아쉽게 놓친 선수와 참여한 모든 분들께 격려와 위로의 박수를 보낸다.

 

이번 올림픽 대회 경기 중 가장 감동적인 모습은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여자 100?? 허들 결승전과 400?? 여자 육상릴레이 경기에 관심이 갔다. 그건 일상적인 통념을 무너뜨렸기 때문이다. 기록이나 선수의 기량으로 봐서는 객관적인 우승후보자가 정해져있지만 100?? 허들 경기에서 1등을 예상하고 달리던 선수가 맨 끝 장애물을 살짝 건드려 멈칫하는 순간 메달은 다른 선수에게 돌아갔다. 400?? 여자 육상경기도 타의 추종을 허락하지 않는 기록의 보유자인 자메이카 선수들이지만 바턴 터치과정에서 그만 실수하여 우승을 놓치는 장면을 보였다. 당사자들은 참으로 비통하고 억울한 일이었지만 보는 이로 하여금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우승할 것이라고 당연하게 생각한 선수가 탈락하고 예상하지 못한 선수에게 기회가 돌아가는 장면은 이 경기 외에 여러 경기에서도 볼 수 있었다. 이것이 삶이고 인생이다. 지금 앞선 사람이라 해도 우승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개인 기록이 좋아도 팀워크가 부족하면 다른 팀에게 지는 것을 보았다.

 

이 선수들도 오늘의 이 한순간을 위해 수많은 노력과 연습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날의 몸 상태와 날씨, 운동장 사정, 그리고 관중의 태도로 순위가 바뀔 수 있다. 그래서 더 묘미가 있는 것이다. 인생도 이와 마찬가지로 공식적인 궤도를 벗어난 변형적인 삶의 연속이 많이 일어난다. 그래서 누구나 그 기회를 기다리고 또 그런 기회가 왔을 때 도전하여 새롭게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수학공식처럼 대입해서 풀 수 없는 고차원의 세계가 우리 생활이며 사회다.

 

예견된 결과대로 된다면 얼마나 재미없고 비인간적인가? 그러면 쉽게 중도에 포기하고 실망하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며, 극소수에만 희망을 주는 불합리한 사회가 될 것이다 물론 우수 사람이 성공할 확률은 높다. 기록이 좋은 사람이 올림픽에서 우승하듯이...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가능성에 불과하다. 삶이란 예측만으로는 생각하기엔 너무 가변적이다. 비록 지금은 도저히 일어설 가망성이 없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그 시기를 잘 극복하여 성공한 사람도 많고, 지금 이 순간은 화려하여 주위의 부러움을 받지만, 개인의 독선과 아집으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그 사람의 존재는 잊히기 마련이다.

 

예전에 유행된 노래 중에 '인생은 미완성 쓰다가 마는 편지. 그래도 우리는 곱게 써가야 해. 사랑은 미완성 부르다 멎는 노래. 그래도 우리는 아름답게 불러야 해. 사람아 사람아 우린 모두 타향인 걸. 외로운 가슴끼리 사슴처럼 기대고 살자' 라는 가사가 생각난다.

 

그렇다! 아직 우리의 인생은 미완성품이다. 메달의 색깔이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는 상황과 또 기회가 언제든지 올 수도 있는 시대의 급변하는 흐름 속에 살고 있다. 비록 지금은 우승 후보도 아니고 뭇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 주인공은 아니지만 포기하지 않고 준비하면 언제든지 기회가 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래서 꿈은 이뤄지기 전에 자라기 때문에 늘 미래를 향한 도전을 통하여 벅찬 환희의 순간을 생각하고 희망을 지니고 살아간다면 바로 그 사람이 내일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꿈은 실패했을 때 끝나는 것이 아니라, 포기했을 때 끝나는 것이다.

 

/정성록(남원 서진여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