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해 전북도에서 발주하는 공사에 지역내 건설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공사를 분리발주하고 있으나, 전문건설 분야인 설비업계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관련 법규상으로 기계설비공사도 분리발주가 가능함에도 불구, 지난 2003년부터 올해까지 6년여 동안 기계설비공사의 분리발주가 이뤄진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다.
가뜩이나 건설경기 침체로 고사위기에 처해 있는 설비업계가 반발하고 나선 것은 당연한 일이다.
특히 설비업계가 이처럼 들고 나선 것은 그간의 상황 설명을 통한 개선요구가 번번이 묵살된 것이 주된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6년여동안 전북도 발주공사에서 철저하게 외면을 받아온 설비협회는 최근 입찰이 마감됐던 전북도 공무원 교육연수원을 비롯한 5개 산하기관의 신축공사에 적잖게 기대를 걸었었다.
입찰공고가 나오기 3개월 전부터 전북도 관련부서를 찾아가 기계설비공사를 분리발주해 줄 것을 간절히 요구하는 등 사전준비 작업을 벌여왔다.
요구사항이 관련부서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자 협회는 도지사와의 직접 면담을 요청했다. 그러나 면담요청은 쉽사리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도지사와의 면담이 이뤄진 것은 이로부터 3개월후인 이달 1일로, 공무원 교육연수원 등에 대한 입찰이 끝난 시점이었다.
도지사와의 면담일정을 가까스로 잡은 협회는 그 자리에서 자신들의 절박한 상황을 전달하기 위해 10여명의 협회 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예비회의까지 벌이는 등 철저하게 준비했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이하였다. 도지사로부터 '(분리발주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답변을 얻었지만, 구체적인 확답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날 도지사와의 면담에 참석한 한 임원은 "되도록이면 말을 아끼려고 했는데, 매우 허탈하다. 그렇게 오랜기간(3개월여) 준비했고, 간절하게 요구했는데, 얻어낸 것은 겨우 이 정도 뿐"이라면서 아쉬움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