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투리로 그려낸 삶의 희망…창작극회 '꿈꾸는 슈퍼맨'

수몰민의 향수와 욕망 잔잔한 감동으로 이끌어...7일까지 소리전당

창작극회 124회 정기공연 '꿈꾸는 슈퍼맨' 시연회가 열린 2일 오후 8시 창작소극장. 시연회 전제는 세트나 조명 등 무대상황이 실제 공연과 다를 수 있다는 것. 중극장 공연을 앞둔 배우들의 연기는 과장돼 있을 정도로 힘이 넘쳤다.

 

6일 오후 4시·7시, 7일 오후 4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공연되는 '꿈꾸는 슈퍼맨'은 창작극회의 중견단원 곽병창 우석대 교수가 쓰고 연출한 창작초연작이다.

 

댐 건설로 터전을 잃고 비켜나 살거나 흩어져 간 사람들의 향수와 욕망에 관한 이야기. 물 밑에 잠긴 고향과 떠나간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이 모두의 가슴 속에 지워지지 않는 앙금이라면, 소용돌이 치는 세상 속에서 일확천금에 대한 욕망 또한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곽교수의 고향은 실제로 지금은 수몰된 진안 용담. 그는 "고향 이야기를 한번쯤은 하고 싶었다"며 "단순히 향수만으로 고향을 그리기에는 시대에 맞지 않을 것 같아 개발과 고향이라는 두 지점에서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자칫 소재가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만큼, 극 중간중간마다 다양한 장치들을 해놨다. 회상 장면 등에 미니어처나 인형극을 삽입하면서 환타지적 분위기를 연출했으며, 전라도 토박이 작가가 쓴 희곡답게 대사도 구수한 사투리로 쓰여졌다. '고향의 봄' 노래도 여러 버전으로 흘러나온다.

 

류영규 김기홍 이부열 홍석찬 전춘근 배건재 박규현 등 창작극회 단원들이 총 출연한 가운데 정경선씨가 약간은 모자란 '필순'역으로 오랜만에 무대에 선다. 중견 배우들의 단단한 연기와 신예배우들의 신선한 연기가 균형을 맞춰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