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사찰은 정부의 종교 편향에 대한 항의 표시로 선물을 돌려보냈으며, 일부는 성의로 여겨 보관하는 등 사찰마다 고민 끝에 각자 선택을 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강남의 봉은사와 잠실 불광사, 수유리 화계사 등은 선물을 되돌려보낸 반면 부산 범어사는 받아 보관 중이다.
봉은사의 황찬익 종무실장은 "지난 8일 택배사로부터 발신자에 대통령 부부의 이름이 써있는 선물상자를 배달받았다"면서 "내용물이 무엇인지 뜯어보지 않은 채 택배 연락처에 문의해 되돌려 보냈다"고 11일 말했다.
황 실장은 "성의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불교계가 줄곧 4대 요구 사항을 내걸어 정부와 대립각을 세워왔던 상황 때문에 조금 엉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불광사 관계자도 "지난 9일 청와대에서 선물이 왔는데 당일 곧바로 반송했다"면서 "반송 행위 자체를 불교계의 의사 표현으로 봐야 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반면 범어사 관계자는 청와대 추석선물이 배달됐다고 확인하면서 "우리를 배려해주는 게 고마워 잘 쓸 것"이라고 말했다.
조계종 총무원 관계자는 "명절을 맞아 정성과 성의를 표시하는 인사 차원에서 선물을 주고 받는 것인데 이를 두고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그 뜻을 해치는 것"이라며 "종단 차원에서 선물을 받으라, 말라 지침을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