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무섭게 치솟던 대출 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기준이 되는 채권금리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대출금리의 하락 폭이 소비자들의 피부로 느낄 만큼 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 주택대출 금리 하향 안정세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이번주 3년 고정금리형 주택대출 금리는 연 7.74~9.24%로 지난 주에 비해 0.20%포인트 급락했다. 지난 4월14일 0.21%포인트 떨어진 이후 5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주간 단위로 고시되는 국민은행의 주택대출 금리는 지난 5월 초 6.23~7.73%였지만 이달 초 7.95~9.45%로 넉달 간 1.72%포인트 폭등하기도 했지만 지난 주 이후 2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외환은행의 이번 주 초 주택대출 금리는 7.97~8.67%로 지난 주 초보다 0.12%포인트 하락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12일 현재 금리가 7.80~9.40%로 지난 주 초에 비해 0.17%포인트 하락했고 하나은행은 12일 현재 8.08~9.28%로 지난 주초보다 0.16%포인트 떨어졌다.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이번 주 주택대출 변동금리는 6.55~8.05%로 지난 달 25일 이후 4주 연속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이번 주초 금리는 6.69~7.99%로 4주째 같은 수준이며 신한은행은 6.59~8.19%로 지난 달 19일 이후 보합이다.
◇ 대출금리 큰 폭 하락은 어려울 듯
고정금리형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3년 물 AAA 등급 은행채 금리는 지난 달 25일 7.29%까지 치솟았으나 이달 11일 현재 6.98%로 내려갔다. 3년물 국고채 금리도 이달 2일 5.97%에서 12일 현재 5.68%로 내려앉았다.
변동형 대출금리의 기준 금리인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도 지난 7월 이후 줄곧 상승세를 보였으나 8월 13일 5.78%에서 14일 5.79%로 상승한 뒤 한 달 째 꿈적 않고 있다.
양진모 SK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스탠스가 중립으로 돌아선 데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인해 국고채금리는 완만하게 하락하겠지만 대출 금리는 쉽게 내려가기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양 연구원은 "CD금리의 경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에서 건설사들이 자금 압박을 받고 있고 은행들도 중소기업 대출을 줄여나가는 상황이어서 단기물인 기업어음(CP)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며 "CD금리도 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채 금리 역시 경기둔화 및 PF대출 등으로 인해 은행의 신용 리스크가 완화되기 쉽지 않아 하락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나은행 자금부 담당자도 "국고채의 경우 내려갈 여지가 많지만 CD 금리는 수급상황 등에 따라 변동이 크기 때문에 예측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출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은이 물가상승 우려를 감안해 연내 기준금리를 한차례 더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준금리에 영향을 받는 CD 금리는 더 오를 가능성이 있지만 3년물 은행채는 수급 상황이 나아지고 국고채와의 스프레드(금리 격차)도 한때 140bp까지 갔다가 최근 110bp로 줄어들고 있어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