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많아 사과나무가 자라기 알맞은 장수.
요즘 장수는 사과 수확이 한창이다. 여느 해보다 이른 추석으로 사과 수확을 서둘러 수확 시기가 한달 가량 앞당겨졌다.
장수 사과는 그 맛과 향으로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그런 장수 사과나무 한 그루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장수군은 3년 전부터 사과 농가와 연합해 사과나무를 분양하고 있다. 장수 사과 시험포와 장수군내 사과 수확 농가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사과나무 분양은 매해 1월 초 인터넷을 통해 이뤄진다. 올해에도 2400주 사과나무가 새 주인을 찾았다.
지난 8월 말부터 시작된 사과 수확은 오는 10월 말까지 이어질 예정.
때문에 사과를 따러 오는 가족단위 나들이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사과나무 한 그루를 분양받는데 드는 비용은 평균 8만원.
일반인들이 선택할 수 있는 사과 품종은 쓰가루, 홍로, 후지, 하니 등이 있다.
수확을 제일 일찍 하는 쓰가루는 물이 많고, 시원한 맛이 있다. 차례용으로 많이 사용되는 홍로는 단맛이 강한 게 특징.
추석 선물이나 제사상에 올리고픈 사람들 때문에 가장 많이 찾지만, 장기간 보관하기가 어렵다.
가장 맛있는 사과는 후지다. 하지만 첫서리 맞을 즈음에 수확한다는 단점이 있다.
장수군 농업기술센터 과수연구과 송주희씨는 "장수 사과를 널리 알리고, 청정 장수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시작한 사업"이라며 "해마다 사과나무를 분양받겠다는 요청이 폭주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아이들에게 수확의 기쁨을 알려주기 위해 사과나무를 분양받았다는 장주연씨(33·전주 효자동)는 사 먹는 사과보다 맛이 훨씬 좋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무척 좋아한다며 내년에는 몇 그루 더 늘려 분양받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할아버지, 할머니를 비롯 온 가족이 사과 수확을 위해 총출동한 모습도 자주 눈에 띄었다. 이태섭군(10·광주 봉주초교)은 "사과를 처음 따봤는데 신기했고, 가족들이 모두 함께 사과 따기를 해보는 게 재밌는 추억인 것 같다"며 연신 웃었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특별한 일을 기억하기 위해 나무를 심는다. 옛 사람들은 자식을 낳으면 나무를 심었다. 아들을 낳으면 소나무와 잣나무를 심었고, 딸을 낳으면 오동나무를 심었다. 아들은 소나무처럼 사철 푸른 절개를 가진 선비가 되라는 의미였고, 오동나무는 딸이 시집갈 때 장롱을 만들어주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요즘엔 아파트에 살다 보니 사과나무를 가꿀 공간도 없거니와 나무 가꾸기에 정성을 들이는 부모들도 줄고 있다. 대신 아이 이름을 딴 사과나무를 선물해 땀의 가치와 수확의 기쁨을 알게 해주는 것은 어떨까. 덤으로 맑고 깨끗한 장수에서 기분 좋은 가을 나들이도 만끽할 수 있다.
/이지현(여성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