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발 원사기술 中에 넘기려다 덜미

경찰, 도내 중소기업 전 영업이사 등 4명 구속

가발을 만들기 위한 핵심재료인 원사(原絲)생산기술을 해외로 빼돌리려 한 도내 중소기업 전직 임원 등이 국정원 검찰 경찰의 공조수사에 덜미가 잡혔다.

 

전북경찰청 외사계는 23일 도내 중소기업의 가발 원사생산기술을 해외로 빼돌리려 한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도내 M사 전직 영업이사 김모씨(46) 등 4명을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지난 3월부터 도내 가발 원사 생산업체 M사에서 차례로 퇴사한 뒤 중국의 가발 제작업체 R사에 입사, M사의 원사 제작기술 등의 자료가 담긴 600여개의 파일자료를 이동식 디스크와 전자메일을 통해 유출하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결과 이들의 범행은 지난 3월 M사에서 퇴직한 김씨가 중국의 R사로부터 기존 연봉의 2배, 계약금, 성공사례비 등 1억3000여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입사한 뒤, M사의 핵심기술과 노하우를 모두 알고 있는 연구원, 생산주임과 과장 등을 포섭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세계 3위의 기술력을 갖춘 M사의 원사 제작 노하우를 알고 있는 이들은 최첨단 기기를 일본으로부터 들여와 중국 R사에 설치, 현지 직원들에 대한 화학약품의 기초 교육 등 본격적인 원사생산 준비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달 초 중국의 R사를 방문한 M사 직원이 현지 공장에서 일하는 이씨 등을 목격, 국가정보원 전북지부에 신고하면서 범행사실이 드러났다. 수사당국은 추석 연휴를 보내고 함께 중국으로 출국하려던 이들 일당을 인천공항에서 붙잡았다.

 

이들이 빼돌리려 한 M사의 원사생산 기술은 화학원료 배합과 압출에서 염색, 품질관리에 이르는 전 과정에 대한 것으로 기술이 유출됐을 경우 1000억원(업체 추산)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했을 것이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한편 지난 한 해 국내에서는 모두 32건의 산업기밀 유출사건이 발생한 반면 올해의 경우 7월말 현재 27건이 발생,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유출시도 국가로는 중국이 전체의 49%를 차지한 것으로 국정원은 집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