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가을 길목, 시 향기에 젖어…' 제6회 시와 소리의 만남

애틋한 낭송에 진한 감동

여섯번째 시와 소리의 만남에서 황병근 전 전북예총 회장(왼쪽)이 트럼펫을 연주하고 있다. (desk@jjan.kr)

'나비 같은 누이가 있었습니다 / 한 쪽 손과 발이 불편한 누이는 / 나비처럼 펄럭펄럭 걸었습니다'

 

다시 목이 메이고, 시인은 더이상 시를 읽지 못했다.

 

26일 오후 3시 스타상호저축은행 부설 고하문예관에서 열린 '제6회 시민과 함께하는 시와 소리의 만남'.

 

자신의 첫 시집 「뻐꾸기를 사랑한 나무」(2006)에 실린 '냉장고'란 시를 낭송하던 이세재 시인(55·전주 우석고 교감)은 몸이 불편한 누이 생각에 말을 잇지 못했다.

 

1993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시인의 작품에는 아쉬움과 그리움이 짙게 깔려있다. 가을로 가는 길목에서 잘 만났다.

 

허형만 목포대 교수(63)는 노래로 만들어진 '아버지'란 시를 직접 불렀다. 35년 시력을 가지고 있는 허교수는 작은 생명에도 애착을 보이며 살아있는 모든 것들에 따뜻한 시선을 보낸다.

 

시답게 살아가고자 하는 시인들과의 만남. 시와 시인이 일치될 때 느껴지는 진한 감동이 객석으로 전해졌다.

 

이날 행사에서는 일흔을 넘긴 황병근 전 전북예총 회장이 직접 트럼펫을 불었다. '시와 소리의 만남'에 서양악기로는 처음 등장한 트럼펫 연주는 관람객들의 막힌 가슴을 뚫어주며 큰 박수를 받았다.

 

이날 행사에는 김남곤 전북일보 사장, 조희정 전북도민일보 전무, 장용웅 전북도민일보 주필, 권병렬 전 전주예총 회장, 박종의 한국합창총연합회 고문, 안홍엽 전 언론인, 이인철 체육발전연구원장, 곽재호 코아호텔 사장, 이영석 전북도시가스 대표, 박용 송천동신협 이사장, 허중훈 원광신협 이사장, 이구학 박명숙 김정웅 시인, 화가 박주현씨 등 8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