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따구리] 진정한 내부고발자 용기있는 제보의 힘

언론사는 언제나 용기있는 시민의 제보에 목마르다. 하지만 내부고발자라 불리는 딥 스로트(Deep Throat·깊은 목구멍)나 휘슬 블로워(whistle-blower·호루라기를 부는 사람)의 제보를 받는 것은 드문 일이다. 한국과 같이 연고주의·패거리문화가 강하고 더욱이 좁은 지역사회에서 내부고발자로 알려지면 '따'를 당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일부 제보자는 "갈등의 당사자와 오늘 만나기로 했는데 일이 잘 되면 기사화를 하지 않고 결론이 나지 않으면 다시 전화를 하겠다"고 말한다. 또는 처음에는 분노에 찬 어조로 제보했다가 확인절차를 거칠 때에는 "갈등이 해결되는 조짐이 보이는데 꼭 기사화를 해야겠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더불어 언론사에 들어오는 제보의 상당부분은 제보자 또는 제보단체의 이익과 관련된 내용이다. 자신들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때 언론을 앞세워 민원을 해결하겠다는 태도에서 기자는 판단을 내려야 한다. 제보내용에서 배경은 차치하고 사실(fact·팩트)에 근거한 문제점이 있는지를. 기자는 'A는 A다'라는 사실을 근거로 기사를 작성하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민노총 덤프연대 전북지부 남원지회의 제보를 받고 찾아간 전주-광양간 고속도로 제8공구인 남원시 대산면의 공사현장도 그렇다. (본보 29일자 1면) 덤프연대가 제보를 한 배경에는 공사이익과 표준계약서 등의 문제로 공사업체 등과의 갈등이 있었다. 하지만 덤프연대가 건설사의 공사현장에서 아스팔트 아래 지반을 다지는데 사용되는 흙 속에 규격인 직경 30㎝ 이상의 돌을 사용했다고 지적하지 않았다면, 건설사는 재공사를 하지 않고 그대로 아스팔트를 덮고 끝날 일이었다.

 

딥 스로트와 같은 내부고발자를 만나기란 어렵다. 하지만 언론사는 언제나 딥 스로트를 기다리고 있다. 특정 이익을 내세우지 않는 제보자와의 조우를 통해 깊은 목구멍에 함께 들어갈 태세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