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조수미 씨의 새 음반 '미싱 유'(Missing You)가 '도이치 그라모폰' 레이블로 10월 초 국내 발매된다.
이탈리아에 머무는 조씨는 29일 전화 인터뷰를 통해 "꼭 간직하고 싶은 엽서 같은 느낌의 음반"이라며 "작업을 다 끝낸 지금, 떨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세계 여러 성악 무대를 오가는 조씨는 집과 가족이 늘 그립고 보고 싶었다며 음반 제목을 '미싱 유'로 정했다.
음반에는 스웨덴 성가 '당신의 넓은 날개를 펴고', 멕시코 민요 '아름다운 하늘', 한국의 '엄마야 누나야' 등 16곡이 실렸다.
조씨는 "수록곡을 들어보면 곡마다 정서가 다르게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면 러시아 민요 '코사크 자장가'에는 애틋함이 담겼고, 스페인의 '베사메 무초'는 열정적이다.
무엇보다 수록곡들에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가득 묻어있다. 조씨는 그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드는 곡으로 '엄마야 누나야'를 꼽았다.
"전쟁 직후 가난했던 상황이 떠올려져요. 집과 가족을 잃을 수 있었던 상황에서 가족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은 정말 말로는 표현할 수 없었을 거에요. 해금 연주가 들어가서 더 서글프기도 했고요. 녹음하면서 마음이 울컥했어요."
각국의 노래를 부르다 보니 영어와 이탈리아어, 불어를 비롯해 노르웨이, 러시아, 스페인, 이스라엘, 스웨덴, 멕시코, 독일 등 11개국어로 된 다양한 곡을 소화해야 했다.
이를 위해 별도의 레슨도 받았다. 그동안 세계 여러 곳을 여행한 경험으로 각국 민요가 주는 정서가 잘 와 닿았다고 한다.
수록곡 중 '베사메 무초'와 '나를 잊지 말아요' 두 곡은 크로스오버 테너 알레산드로 사피나와 함께 불렀다.
새 음반에는 집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담았지만 조씨 자신은 여행을 계속 떠난다. 연말 한국 공연에 이어 내년에는 파리, 런던, 로스앤젤레스, 뉴욕 카네기홀 등에서 공연이 예정돼 있다.
조씨는 "집을 떠나 있을 때의 외로움, 제가 갖는 어떤 고통에 대한 선물이 저에게는 음악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녀는 "시간이 지나니 인생을 바라보는 마음은 점차 관대해지는 걸 느끼는데, 음악에 대해서는 스스로 원하는 부분이 더욱 많아진다"면서 음악을 향한 항해를 계속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