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동포여러분, 형제 여러분~"
낯익은 노랫소리가 인후 초등학교 강당에서 울려 퍼졌다.
지난 25일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중국 길림성 도문시 조선족 실험 소학교 공연단원들의 노랫소리다.
이날 친선방문은 학교 측의 철저한 준비와 학부모들의 열정이 어우러진 뜻깊은 행사였다. 오래 전부터 연변지역의 동포들과 조선족 학교에 관심을 갖고 있던 이 학교 운영위원 박세현 전북대 교수(53)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이번 교류가 성사되었다. 학교와 학부모들은 중국내에서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는 조선족과 민족의식을 공유하기 위해 이번 교류를 추진했다. 조선족 실험 소학교 공연단원 30명은 대전 투데이 신문사 초청으로 대전에서 공연하기에 앞서 전주를 먼저 방문했다.
25일 오후 5시쯤 도착한 학생들은 인후초등학교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환영을 받았다. 또 학교에서 마련한 장학금 및 책과 물품 전달식도 가졌다. 이에 대한 답례로 소학교 공연단원들의 공연이 펼쳐졌다.
연변지역 최고기량을 보이는 예술단원들의 공연은 박수와 탄성을 자아냈다.
공연을 관람하던 선생님들과 학부모들은 감격의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공식 행사를 마친 후 소학교 학생들은 각각 인후초등학교 학생들 집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다음날 경기전과 한옥마을 그리고 동물원을 방문했다.
김명숙 도문시 실험 소학교 교장(40)은 "우리를 이렇게 열정적으로 맞아주셔서 정말 고맙다. 여기 오기 전에 메일로 인연을 맺었는데 우리 쪽에서 부탁한 것을 다 들어 주셨다. 특히 한국 학생 집에서 숙식할 수 있도록 해줘서 감사하다. 앞으로도 끊이지 않고 교류가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 방문이 처음인 조미령양(12)에게 한국에 대한 첫인상을 물어보자 "깨끗한 환경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무엇이 가장 좋았냐고 묻자 "인후초등학교 친구와 부모님이 친절하게 잘해주셔서 너무 고맙고 좋았다. 경기전 해설을 듣고 조선의 역사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알게 되어서 기쁘다"라고 덧붙였다.
조선족 소학교와의 교류를 적극 지지한 최은수 인후초등학교 교장(62)은 "이번 교류가 계속 이루어지도록 할 것이다. 이런 계기를 통해 중국동포에 대한 관심과 학생들의 민족의식이 높아지길 바란다"고 했다.
어학 공부를 위해 영어권 학교나 중국, 일본 학교와 교류를 맺는 경우는 많지만 이렇게 조선족 민족학교와 교류를 맺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래서 이번 교류는 그 의미가 깊다.
/김은자(여성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