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칼럼] 우리가 뼈를 묻을 땅인데… - 안홍엽

안홍엽((주)필·애드 대표)

전국 국민 호감도 조사에서 꼴찌라니 기막힐 일이다. 호감의 반대는 비 호감, 싫어한다는 얘기다. 그래서 조사의 설문도 예스(yes)냐 노(no)냐다. 호감도 15%의 뜻은 no가 절대적이라는 것이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애향운동을 벌렸던 고장이라 시기를 받았는지도 모른다. 고위직에 임명을 받고서야 그 사람의 고향이 전북인 것을 아는 것은 흔한 경우였다. 많은 사람들이 본적을 서울로 옮긴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고향땅 현안들이 혼란에 빠졌을 때 서울의 모모한 출향 인사들은 도대체 관심도 없었다. 품위 없는 쌍욕으로 상대를 찍어 눌렀다. 이번 조사결과와 무관하지 않은 사례들이다. 그동안 절실히 요구 됐던 지도자들의 리더십도 그 하나다.

 

1930년대 대공황에서 미국을 구한 것은 뉴딜정책이 아니라 탁월한 리더십이었고 루스벨트라는 사람의 신념과 용기였다. "겨울이 오면 봄이 멀지 않으리"를 외우며 느림의 미학에 도취될 때가 아니다. 월가의 파탄을 야멸차게 추궁하고 있는 미국 국민을 보면서 시대는 많이 변하고 있음을 실감한다.

 

좌다 우다 진보다 보수다 하여 편 가르기에 몰두했던 소위 우리 지도자들은 정말로 이번 조사결과도 강 건너 불 보듯 할 것인가. 지난 3년 동안 우리 지역 국회의원들은 모두 천4백여억원의 교부금을 얻어 왔다지만 그것이 리더십의 척도는 물론 아니다. 사이비 지도자들의 천국에 열린 "분노의 포도"가 지금 무르익고 있다. 대한민국이라는 컨셉 안에서 전북을 생각할 수 있다면 노벨상을 받은 저명한 작가가 한국을 예찬한 작품 들을 통하여서도 이미 전북은 호감도 높은 고장으로 인정을 받은 셈이다. 펄 벅이 좋아한 한국은 그 축소판으로 전북을 꼽아도 반대할 사람 별로 없다.

 

대통령을 두 번씩이나 만들어 낸 것은 분명 자랑일 수도 없고 자긍심일 수도 없다. 정치적 편향이고 철저한 편 가르기였기 때문이다. 우리 마음에서 편향을 덜어내야 한다. 공인들의 위민의식이 강조 되어야 한다. 몽리부리는 공인이 많고 소신 없는 공인이 많으면 그 동네는 물어볼 것 없이 no다. 이런 것들만 덜어내도 경제는 따라 오고 호감도 좋아질 수 있다. 이런 일들이 이루어지면 본격적인 브랜드 개발이 필요해 진다. 이미지 개선이 앞서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지금 전북에는 파워가 있는 브랜드가 없다. 국제화 시대에 골목대장으로서는 힘을 쓸 수가 없다. 명품으로 소문이 나야 한다. 샤넬보다도 더 향내 짙은 우리나라 유일의 명품이 전북에서 발상을 했는데 가꾸지도 못하고 차지하지도 못하고 있다. 브랜드 개발은 구호로 되는 것이 아니다. 브랜드에 파워를 싣는 일은 더더욱 그렇다. 어차피 우리는 글과 멋과 맛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제2 제3의 "혼불"이 쓰여 져야 하고 제2 제3의 "국화 옆에서"가 쓰여 져야 하고 도민이 힘을 모아 노벨문학상을 받도록 하면 금상첨화다. 전라북도는 모처럼 의욕적으로 시작한 일이라면 한건의식에 빠지지 말고 먼저 이미지를 개선하는 일부터 차근차근 진행하라. 브랜드는 이미 개발이 돼 있으니까. 여우도 죽을 때는 태어난 굴 쪽으로 머리를 두르며(首丘初心) 북쪽에서 온 말은 북쪽을 바라보며 죽는다(胡馬望北)는 말이 절대 허구가 아님을 보여주도록 하자. 우리가 뼈를 묻을 땅이니까.

 

/안홍엽((주)필·애드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