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드라마' 끝내고 예의 지키는 삶 그린다

SBS '가문의 영광' 11일 첫선…종가 윤정희·졸부 박시후 주연

6일 오후 SBS 목동사옥에서 진행된 SBS 주말 특별 기획 드라마 '가문의 영광' 제작발표회에서 탤런트 박시후(왼쪽)와 윤정희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desk@jjan.kr)

온갖 불륜을 원색적으로 그려 '막장 드라마'라는 비난을 받았던 '조강지처클럽'의 후속으로 인간에 대한 예의에 초점을 맞춘 드라마가 선보인다. 11일 첫선을 보이는 SBS TV 50부작 '가문의 영광'(극본 정지우, 연출 박영수)이다. 6일 오후 목동 SBS에서 열린 '가문의 영광'의 제작발표회에서 드라마의 허웅 SBS 책임프로듀서(CP)는 "전통과 현대, 집단과 개인의 갈등을 주축으로 잊혀져가는 아련한 그리움에 대한 잔상을 그릴 것"이라며 "인간에 대한 예의가 들어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가문의 영광'은 명문 종가 하만기(신구 분)의 집안과 졸부 이만갑(연규진)의 집안을 두 축으로 두 집안의 딸과 아들이 만나 사랑으로 엮이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하만기의 손녀 단아는 '하늘이시여', '행복한 여자'의 윤정희(28)가, 이만갑의 아들 강석은 '일지매',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의 박시후(30)가 연기한다. 최근 '내 사랑 못난이',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을 잇따라 히트시킨 정지우 작가는 "가장 촌스러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 작품을 기획했다. 그래서 단아라는 인물을 만들었다"면서 "앞선 두 작품에서는 천방지축이고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는 여주인공을 통해 재미를 봤다면 이번에는 '촌스럽게 말 못하는 여자가 현대에서 어떻게 살아갈까' 하는 생각으로 여기까지 오게됐다"고 밝혔다.

 

"근간에 사건도 있었지만 살아가면서 서로 좀더 예의를 지킬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에 대해 너무나 쉽게 말들을 하는 상황 속에서 '상처 주지 않으려 말 못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라는 생각에 이 정도는 예의를 지키며 사는것은 어떻겠느냐는 생각으로 대본을 썼습니다." 종가의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운 만큼 '가문의 영광'에는 한옥에서의 생활을 비롯, 잊혀져가는 우리의 옛 문화들이 집중적으로 부각될 예정이다. 특히 2회는 전체 내용이 유교 전통 장례식으로 꾸며진다. 하만기의 아버지이자 단아의 증조할아버지의 장례식을 그린 것. 제작진은 "하동 최참판댁에서 6일간 엑스트라 80명과 함께 열심히 찍었다"면서 "열심히 조사를 했지만 그럼에도 부족한 점이 많았다. 유림 분들로부터 지적을 많이받을 것 같지만 그래도 우리의 전통 장례를 제대로 그리려 했던 진심은 알아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영수 PD는 "현대 사회에서 잊고 살아가는 소중한 옛것들의 의미를 되살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의상, 음식, 주거 문화에 있어 옛것의 훌륭한 점을 부각시키려 했다"면서 "초반에 등장하는 상복이나 장례절차, 집안에서 가족이 식사하는 음식에 있어서도 새로운 점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