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회사에 다니고 있는 남편의 벌이로는 자꾸만 커가는 아이들의 학비 등을 감당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직장을 찾아 나섰고 도청 구내식당에서 일하게 됐죠.”
전북도청 구내식당에서 일하고 있는 한규리씨(49)는 '좋은 일자리를 위한 세계 행동의 날'을 맞은 지난 7일 전주 오거리광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여했다. 민주노총 전북본부 회원인 그는 자신이 나서야 할 이유가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1995년 처음 도청 구내식당에 일을 하기 시작했던 한씨는 전형적인 비정규직 근로자였다. 월급제가 아닌 일당제로 급여를 받으며 일해 왔다.
그러다 지난 2007년부터는 무기한 계약직으로 신분이 바뀌면서 월급을 받게 됐다. 언제 그만둬야 할지 모르는 고용불안도 해소됐다. 하지만 매월 받는 월급을 모두 합쳐도 노동부에서 제시한 4인 가족 기준 최저생계비에는 미치지 못했다.
"처음 직장에 출근해 아침 9시부터 저녁 8~9시까지 일을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 생각을 했고요. 하지만 이건 아니더라고요.”
일당제 급여를 받아오던 한씨가 전북지역 평등노동조합에 가입하게 된 동기다. 다른 사람보다 적은 임금을 받으면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법정 근로시간보다 많은 시간을 근무했지만 아무도 이에 대한 보상을 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5년 평등노조의 조합원에 가입하고 일당제로 일했던 자신의 처우를 위한 싸움을 진행할 때 주변의 사람들이 데모나 하고 다닌다고 오해했을 때 가장 마음 아팠다는 한씨는 "지금도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정당한 대가를 보상 받아야 하는 부분에 대해 너무 모르는 것 같다. 공무원들과 함께 일한다고 해서 자신이 비정규직인 것을 망각하는 그런 사람들을 볼 때 마음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곧 도청과의 임금협상이 이뤄질 예정인데 국가에서 인정하는 최저생계비의 수준까지 만이라도 인정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는 소망을 내비쳤다.
한씨는 또 "지금 이 순간에도 비정규직으로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본인의 권리 찾기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비정규직의 권리 찾기를 데모만 한다고 생각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