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사회참여 여성 연대가 생활정치 기반"

한국여성정치연맹 김혜숙 전북지부장

"주부로 지내다가 '여성 정보원'을 모집한다는 광고를 봤어요. 컴퓨터 교육을 하는 곳인가 싶어 발을 들인 곳이 전북여성정치발전센터였죠. 나도 한 때 여성 정치인을 꿈꿨는데 하는 생각이 그때 들었어요."

 

김혜숙 한국여성정치연맹 전북지부장(53). 리더십도 있고,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았지만, 결혼 이후 줄곧 가정주부로만 지내왔다. 10여년 전 우연히 발을 들인 것이 또다른 인생의 단추를 끼게 된 계기가 됐다.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한해도 거르지 않고 전주시 여성 자치학교 과정을 밟았다. 1년만에 그 능력을 인정받아 자치학교 교육위원장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여성 한사람 한사람이 생활 정치를 하고 그 결정까지도 책임질 수 있도록 성장시키는 것이 그 목표였다.

 

"전문 과정은 아니에요. 여성들에게 생활 정치에 접근할 수 있도록 강연도 듣고, 여성의원을 모셔 활동 이야기도 들어 보는 과정입니다. 그중에서도 문화답사는 특히 호응이 높구요."

 

그는 문화답사 중 50여년 동안 카자흐스탄, 몽골 등에서 어린 아이들 뒷바라지에 힘써 온 박청수 원불교 교무의 집을 방문한 것이 가장 인상이 깊었다고 말했다. 박교무는 55개국 돌며 봉사활동을 벌였던 각종 자료들을 경기도 용인의 '삶의 이야기가 있는 집'에 모았다. 자치학교 수강생들은 '빈자의 어머니'였던 그와의 만남을 통해 한평생 봉사에 헌신했던 고결한 삶을 들여다보는 계기가 됐다고.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사는 또다른 여성 모델인 셈이었다.

 

자치학교 과정은 정치 입문에 뜻이 있는 여성들의 욕구를 해결해주는 필수 과정은 아니다. 현실정치와 이상정치는 차이가 있기 때문. 하지만 여성이 생활정치에 관심을 갖고,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동기 부여가 된다는 점에 주목한다.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이 있는 여성들이 지역사회를 바꾸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이런 여성들의 연대가 생활정치의 중요한 기반이 된다고 생각해요. 그 사회적 인프라를 탄탄하게 갖추도록 돕는 일에 일조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