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익산 낭산면 불법매립 확인…주민 악취 고통

폐석산에 폐기물 가득

익산 낭산면 일대 폐석산에서 행정당국이 포크레인으로 현장을 점검한 결과 폐기물이 대량 불법매립된 것으로 확인됐다. (desk@jjan.kr)

속보=익산시 낭산면 일대 폐석산들의 일부 불·탈법 폐기물 처리 행위가 행정당국의 현장 점검에서 드러났다.

 

익산시는 9일 함열읍·낭산면 등 북부권 지역 폐석산들이 당초의 복구 계획서를 변경해 일반 폐기물로 채석장을 복구하면서 심각한 환경 오염 우려를 낳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대대적인 현장 점검을 벌였다.

 

익산시와 시의회, 낭산면환경지킴이 등 합동점검반 구성을 통해 실시된 이날 일제 점검에서 대상 사업체들마다 폐기물 처리 관련 매립 기준을 어기고 불·탈법 매립 행위를 버젓이 자행해왔던 것으로 드러나 많은 충격을 주었다.

 

익산시 낭산면 용기리 멀메마을 B 폐기물 처리 사업장.

 

공무원과 마을 주민 등 30여명이 점검을 위해 이날 매립 현장에 들어서자 먼저 역겨운 냄새가 숨을 막았다.

 

매립장 한쪽 200여평 가량 움푹 패인 구덩이에 고여있던 시커먼 물에서 나는 악취였다.

 

깊이를 알수없는 시커먼 물 웅덩이에는 빈깡통과 유리병 등 각종 쓰레기가 뒤범벅이 된채 심하게 물이 썩어 있어 코 끝을 찌를 정도의 악취는 어쩌면 당연했다.

 

더구나 웅덩이 곳곳에서는 썩은 쓰레기로 인해 가스가 분출되는지 물방울 기포가 발생하고 있어 그동안 주민들의 끊임없는 악취 고통 호소가 얼마나 심각했던지를 쉽게 알수 있었다.

 

포크레인을 동원한 본격적인 현장 조사가 시작됐다.

 

조사반이 지정한 폐기물 매립 현장을 한 삽 파헤치자 시커멓게 섞은 흙에 고철, 폐비닐, 철근,병,마대자루,고무 등 갖가지 일반 폐기물이 뒤엉켜나왔다.

 

포크레인이 더 깊은 곳을 파내려가면 갈수록 불법적인 매립 행위는 더욱 심각하여 더이상의 현장 조사는 사실상 무의미했다.

 

양질의 흙과 폐기물을 5:5 비율로 혼합해 매립해야하는 순성토 복구 원칙은 깡그리 무시된채 각종 폐기물이 불·탈법적으로 매립된 현장이 확인됐다.

 

본격적인 조사에 앞서 허가해 준 복구 계획서대로 양질의 흙을 혼합해 적법하게 처리했다며 현장 점검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던 폐석산 관계자들은 어느새 조사 현장을 슬그머니 벗어나 체념한채 먼발치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지난 7월14일부터 오는 2010년 6월30일까지 47,746㎡에 이르는 순성토로 8,113㎡ 면적을 복구하겠다며 사업 허가를 받은 이 업체는 자신들의 제출 계획서가 단순히 사업 승인을 받기 위한 형식이었음이 금방 탄로나고 말았던 것이다.

 

웅덩이에 고인 침출수와 파헤쳐진 흙을 일부 채취하는것으로 이곳에서 현장 점검을 마친 합동 조사반은 인근 또다른 폐석산 폐기물 처리업체인 E업체로 자리를 옮겼다.

 

폐석분,토기,자기, 적토 등 무기성 오니(슬러지) 매립 조건으로 매립장 허가를 받은 이 업체는 지난 4월부터 목포 영암에 있는 A업체로부터 산업부산물인 적토(붉은흙)를 위탁받아 처리하고 있었다.

 

수산화알미늄 축출물로 알려진 이 적토 역시 사업 허가서에는 양질의 흙과 5:5 비율로 섞어 매립토록 되어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바라본 매립현장은 양질의 혼합 흙은 거의 찾아볼수 없을 정도로 붉은 적토색 흙만 한 눈에 가득 들어왔다.

 

2000여평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깊은 웅덩이에도 붉은색 물이 잔뜩 고여 있었다.

 

이날 점검 현장을 일일히 동행하던 주민들은 "그동안 석산 개발로 많은 이득을 챙긴 업자들이 이제는 폐기물 위탁처리로 엄청난 부를 축척하면서 수억원에 이르는 복구 예치비마저 되돌려 받을 욕심으로 이같은 불·탈법 매립 행위를 스스럼없이 자행하고 있다"며 이미 도를 넘은 심각한 환경 오염 행위에 대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