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에 직업 체험의 길이 있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직업은 4만 여종. 미국은 한국보다 5배가량 많지만, '다이내믹 코리아'의 역동성 덕분에 하루가 다르게 직업 숫자가 늘고 있다. 그 다양한 스펙트럼의 직업세계를 엿보고, 현실적인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책들이 여기 있다.
청소년 현업 종사자들의 경험담을 대상으로 멘토링 책이 나와 반향을 얻고 있다. 저널리스트, 법률가 등 특정 직업군을 중심으로 한 '아트 오브 멘토링(1∼5권)' 시리즈. 두번째 시리즈인 「미래의 저널리스트에게」 (미래인)는 기자가 되고 싶어 하는 젊은이들을 위한 멋진 입문서다.
'당신 어머니가 '얘야, 나는 너를 사랑한단다'라고 말해도 일단 확인해본 뒤에 믿어야 한다.'
'성실하고 정확하게 수행해야 한다. 세상과 남의 운명에 개입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렇게 엄중하게 일을 수행하지 않으면 세상과 우주는 작동을 멈추고 만다.'
'뉴욕 타임스'의 칼럼니스트이자 컬럼비아대학 저널리즘스쿨 교수인 새뮤얼 프리드먼이 언론인 지망생들을 위해 폐부를 찌르는 조언은 오랜 기간 여운을 남긴다. 뛰어난 미국 기자들의 기사작성법의 사례를 챙겨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부키 전문직 리포트(1∼10권)'도 생생한 경험담을 토대로 한 직업 현장 보고서다. 간호사, 요리사, 만화가 등 다양한 직업이 소개됐다. 9번째 책 「만화가가 말하는 만화가」 (부키)는 만화가의 '속살'을 가감없이 담았다. 밥 먹는 데 걸리는 시간은 몇 분 남짓, 마감동안 평균 수면 시간은 두어 시간, 배부르게 밥 먹고 나면 뒤따라오는 식곤증, 이어 따라오는 기절 상태에 가까운 '폭면'. 고필헌 장차현실 장봉군 나예리 등 만화에 미쳐있는 다양한 분야의 만화가들이 피가 마르는 마감 풍경, 서러운 문하생 일기, 편집자와 만화가의 밀고 당기기 등을 그려진다.
「공상이상 직업의 세계」 (한겨레출판)은 김봉석 문화평론가가 문화판의 이야기를 쉽게 풀어 쓴 책.
게임, 애니메이션, 영화 등 문화콘텐츠 직종을 단순 나열 대신 청소년으로 설정된 캐릭터와 현직인들과의 대화, 일러스트, 인터뷰 등을 담아 재밌게 실었다. 류승완 영화감독 , 컬투 개그맨 , 정연식 만화가, 이혜원 프로듀서, 정영석 카트라이더 개발자, 김부경 뿌까 개발자 등 현역 선배들의 조언이 빛난다.
청소년뿐 아니라 문화콘텐츠 쪽에 관심은 있으나 직업 선택을 놓고 방황하는 20대가 읽어도 좋을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