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식품산업 수도 만들자] ⑩中식품, 위협…(3)덕주시 사례

시민 70% 이상 농사…한국 가공 처리기술 적극 유치, 韓-中 윈윈할 수 있게 방안 모색

덕주시 소재 밀가루공장. (desk@jjan.kr)

중국은 농촌개혁과 농촌발전에 사활을 걸고 있다. 농업의 낮은 생산성과 낮은 농가소득을 어떻게 끌어올릴 지 중국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모두 머리를 싸매고 있다. 지역마다 각기 다른 특성을 갖고 있어 조금씩 사정이 다르기는 하지만, 대도시를 제외하고 농업인구가 절대적으로 많은 중국의 거의 모든 지역에서 농업과 농촌을 살리는 일을 큰 숙제로 안고 있었다. 중국의 대표적 평야지대인 화북평야의 중심에 자리잡은 덕주시도 예외가 아니었다.

 

▲사통팔달 교통에 넓은 평야 인상적

 

중국의 화북평야는 남한 면적의 7배 크기에 달하는 70만 ㎢에 이른다. 황하강이 관통하며 젖줄 역할을 한다. 덕주시는 바로 산동성 서북부 황하의 하류 북쪽에 위치해 있다. 같은 산동성에 속한 위해나 연태, 청도, 제남에 비해 개발이 늦은 편이어서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지난 2005년 경기도 시흥시가 덕주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교류의 폭을 넓히고 있다.

 

상해 포동공항에서 비행기로 1시간 거리인 제남공항을 거쳐 자동차로 1시간 2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덕주시내까지 가는 동안 낮은 산조차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는 시 때문에 산동성에 소재한 태산이 아주 높을 것처럼 생각되지만 정상이 기껏 해발 1545m다. 넓은 평야로 이루어진 지형 특성상 양사언 시인의 눈에 태산의 더욱 높아 보이지 않았겠느냐고 가이드가 설명했다.

 

초가을 덕주시 일대 평야는 끝없이 펼쳐진 옥수수로 장관을 이루었다. 우리나라에서 더 이상 보기 힘든 면화도 간간히 볼 수 있었다.

 

(위)덕주시가 자랑하는 국수. (아래)현대식 햄공장. (desk@jjan.kr)

덕주시 총인구는 560만명으로, 그중 73.2%인 410만명이 농업에 종사한다. 주요 재배작물은 밀과 옥수수다. 밀과 옥수수를 이모작으로 재배한다. 면화 재배도 많아 중국 전체 생산량의 1/8 정도가 여기서 나온단다. 소와 양, 돼지 등의 가축 사육을 병행하는 농가가 많다.

 

▲생산량, 품질서 중국농업 선도

 

덕주시 공무원들은 덕주시가 중국의 다른 농업도시에 비해 한 발 앞섰다고 자부하고 있었다. 덕주시 덕성구 식량국장은 풍부한 토지와 우수한 용수, 좋은 기후조건을 갖추고 있어 농업의 발전 잠재력이 아주 크다고 말했다. 원나라 때부터 1천년간 밀의 주산지로, 북경에 군량미를 공급하는 밀공급기지가 덕주였다.

 

밀 생산량이 1무당 5백㎏으로 생산성이 높고, 밀가루 품질이 우수한 점에서 다른 중국의 농촌지역과 차별화 된다고 했다.

 

덕주시 덕성지구 류차오주 서기는 "한국의 라면도 맛이 있지만, 덕주 국수만 못하다"며, 한국의 식품기업들이 덕주산 밀을 사용하면 더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덕주 밀의 우수성을 은근히 자랑했다.

 

이 같은 자부심과 자랑에도 불구하고 농업발전을 위한 시 당국의 고민이 곳곳에서 묻어났다. 밀과 옥수수 등 식량작물만으로 농가 소득을 높이고 농업을 발전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원예작물과 축산쪽으로 비중을 높이고, 식품가공산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었다.

 

▲원예 축산에 승부수

 

덕성구 축산국장은 지역내에서 생산되는 사료가 풍부하고, 역사와 전통이 깊으며, 정부 보조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져 축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경과 상해, 천진 등 주변 대도시를 끼고 있어 판로도 유리하단다. 돼지 500만두, 젖소 100만두, 닭·오리 3억 마리. 우유 20만톤, 계란 40만톤, 산동 황우 특산 30만두가 생산된다고 했다.

 

농가의 약 20%가 축산 복합농이며, 젊은층을 중심으로 전문화·규모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관련해 1671개 축산 조합기지를 양성 중이란다.

 

원예작물도 시에서 중점 관리하는 농업분야. 전체 경작면적의 25%(220만무)에서 야채생산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중 비닐하우스 재배면적이 절반이 넘는 120만무며, 중국에서도 야채가 고부가가치 농산물로 향후 생산량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덕성구 소채(야채)국장은 말했다. 그러나 전처리나 냉동, 냉장 시설이 없어 빠른 운송에 의존해야 하는 문제를 안고 있었다. 포장 판매도 거의 없으며, 농가의 생산물 대다수는 중간도매상 판매에 의존하고 있다고 했다.농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덕주시는 외자유치와 선진 기술 도입에 아주 적극적이었다.

 

류차오주 서기는 "김치 가공을 위해 한국기업을 유치하는 등 우수한 기술을 가진 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농식품 전문 가공단지가 없지만, 농업합작을 통해 한국과 중국이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