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힘 2050] 운동회 연습에 지치는 아이들

"학부모 보여주기 위한 생색내기"

운동회 때 며칠 동안 연습한 부채춤을 선보이고 있는 아이들. (desk@jjan.kr)

"운동회가 열리는 하루는 축제 같지만, 그것을 준비하는 아이들은 정말 힘들어해요"

 

"어떤 운동을 하고 싶은지 아이들에게 선택권을 주지 않고, 막무가내로 시키는 것은 누구를 위한 운동회인가 고민하게 합니다"

 

"가을엔 학예발표회로 대체하는 곳도 많지만, 그것마저도 학부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발표회가 대다수죠"

 

가을 운동회와 학예발표회를 앞둔 일부 학교에서 학생들을 몇시간씩 연습시켜 학부모들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전북일보 여성객원기자들은 학부모나 외부에 보여주기 위한 가을 운동회와 학예발표회는 문제가 있다며, 아이들을 위한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일부 여성객원기자들은 이어달리기, 박터트리기, 줄다리기 등 과다한 연습이 필요치 않는 운동은 괜찮지만, 매스게임, 부채춤 등 많은 시간을 연습해야 하는 운동에 관해서는 재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은 유치한 소품을 걸치고 가요에 맞춰 단체로 춤추는 게 유치하다고 여기는 경향이 많기 때문.

 

땡볕에서 두 세 시간씩 연습할 경우 체력에 무리가 가서 휴우증이 크다고도 했다. 아이들에게 어떤 운동에 할 것인지 선택권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

 

반면 공부에 매어 있고 게임, 만화책에 빠져 있는 아이들에게 운동에 관한 선택권을 주면 대부분 안하겠다고 하기 때문에 강제성이 있더라도 참여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었다.

 

그 시간만이라도 공부에서 벗어나 머리도 식히고, 단체연습을 통해 협동의식을 기르도록 해야 한다는 요지다.

 

하지만 학예발표회의 경우 상당수가 회의적으로 기울었다.

 

특히 합창대회, 기악합주대회, 영어발표회 등 다양한 주제로 엮어지는 발표회는 비싼 악기와 의상을 준비하는 학부모들 때문에 상대적 박탈감이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학예 발표회를 위해 학원이나 과외를 통해 집중 지도를 받게 하는 학부모들까지 생겨 특별한 준비를 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주눅이 들게 된다는 것.

 

물론 일부 학교에서 가을운동회를 개최하지 않거나 학예발표회 등으로 대체해 가을 운동회가 추억속으로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공부 외에 다양한 교육체험을 위해 학예발표회 의의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도 한다.

 

여성객원기자들은 "운동회나 학예발표회를 축소·폐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진 않지만, 과도한 연습, 보여주기 위한 발표회는 재고돼야 한다"며 "학생들을 위한 축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운영의 묘를 살리는 것이 핵심"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