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이동권 확보를 위한 '버스타기'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장애인의 버스타기 권리'를 침해했다며 경찰서를 항의 방문한 장애인에 대한 경찰의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경찰이 오히려 장애인들에게 부적절한 언행으로 심기를 불편하게 한 것은 물론 사과요구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으면서 장애인들이 계단을 기어서 올라가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기 때문이다.
'전북지역 교통약자의 이동권 확보를 위한 공동대책위는 지난 14일 교통약자의 이동권 확보를 위한 결의대회를 가진데 이어 전주시내 버스승강장에서 버스타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지난 17일 오후 5시께 풍남로터리 버스승강장에서 장애인들이 버스타기 캠페인을 벌이던 중 갑자기 나타난 경찰관이 '이 사람을 태울 필요 없으니깐 출발하라'며 장애인의 버스 탈 권리를 침해했다는 게 공대위 관계자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공동대책위 소속 10여명의 장애인들은 이날 오후 6시부터 완산경찰서 1층 로비에서 경찰서장의 사과를 요구하는 농성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경찰 간부가 농성에 나선 장애인들을 향해 '막말'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강현석 공대위 집행위원장은 "장애인들이 경찰서에 도착, 사과를 요구하는데 고위 간부로 보이는 한 사람이 '그 사람들 말 들을 필요 없다'는 막말을 했다"며 "민중의 지팡이인 경찰관이 몸이 성치 않다는 이유로 장애인을 이처럼 무시해도 되는 것"이냐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당시 출동 경찰관에게 사실여부를 확인했지만 장애인의 버스타기 권리를 침해한 일은 추호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한 간부의 막말' 논란과 관련, "해당 간부가 당시 장애인들과의 대화 창구를 일원화하기 위해 다른 경찰들은 나서지 말라는 의미로 얘기를 한 것이 곡해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장애인들의 농성과정에서 장애인들은 '경찰이 무 대응으로 일관한다'며 오후 9시께 '직접 서장을 만나러 가겠다'고 2층 계단을 기어 올라가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또 장애인들의 지속적인 사과요구에도 한기만 완산경찰서장은 농성 6시간이 지난 자정께 현장에 모습을 보인 뒤, 장애인들과 대화를 진행하던 도중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한 채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자리를 이탈 빈축을 샀다.
이날 사태는 농성 시작 11시간만인 18일 새벽 4시께 한 서장이 당초 입장과 달리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면서 5시께 전동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경찰차의 호위를 받으며 귀가하면서 일단락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