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악원 악사였던 양덕수는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고향인 남원에 피난을 와 남원지방의 가곡들을 채록해 1610년 거문고 악보「양금신보(梁琴新譜)」를 편찬했다.
남원의 대표적인 지역문화자원 「양금신보」. 남원문화원(원장 이병채)이 「양금신보」가 지닌 지역 문화사적 가치와 한국음악사에 끼친 영향을 학술적으로 조명하고 미래적 활용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제3회 양금신보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20일 오후 3시 남원문화예술지원센터.
이날 '양금신보의 가치적 활용연구'를 발표한 김기형 고려대 국문과 교수는 "「양금신보」에 대한 문헌적 가치와 의미에 대해서는 기존 연구를 통해 비교적 상세하게 밝혀져 있지만, 다각적인 활용방안에 대해서는 거의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양금신보」를 현대어로 해석한 교본 제작과 스토리텔링화 작업 등을 제안했다. 김교수는 "현대인들이 전통적 요소를 소재로 하는 스토리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번역, 주석, 해제를 동반한 「양금신보」 텍스트 교본을 출간하고, 텍스트를 둘러싼 서사성을 다양한 장르에서 활용, 그 가치를 대중들에게 알리고 교육에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양금신보」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서는 거문고의 활성화 및 상품화 방안이 필요하다며, 거문고 연주자 배출 및 상설 연주 공간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동복 경북대 국악과 교수는 "「양금신보」는 조선시대 임진왜란 등의 외환의 참상 속에서도 오늘에까지 이른 고악(古樂)의 참모습을 담고 있다"며 "현대 한국음악의 원류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병채 남원문화원 원장은 "「양금신보」 원본이 진주박물관에 문화재로 지정돼 있다"며 "남원시에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