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3년 4월 군산은 뜨거웠다.
새만금 방조제의 도로를 제방정상부로 높여 천혜의 낙조현상등 자연이 빚은 예술작품을 관광상품화하기 위해 군산시민들이 똘똘 뭉쳤기 때문이다.
지난 1991년 착공때만 해도 새만금 방조제는 단순히 바다를 막아 육지를 만들고자 하는 단순기능에 불과한 상태에서 설계가 이뤄졌다.
당시 새만금 방조제는 4차선 도로전체 연장 30.7km구간가운데 72.4%인 22.2km구간이 바다를 조망할 수 없도록 제방정상부보다 5.2m 낮게 설계돼 있어 답답한 상태였다.
그러나 군산시민들은 새만금 방조제도로를 제방정상부로 숭상, 바다를 조망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들어야 한다면서 군산상의를 중심으로 중앙요로에 건의했다.
방조제 사업시행자인 한국농촌공사는 난색을 표명하기도 했었지만 군산시민들의 방조제도로 숭상의지는 대단했다.
처녀의 화장하지 않은 얼굴로 비유되는 고군산군도와 365일 내내 변화무쌍한 서해낙조등 천혜의 관광자원을 상품화함으로써 군산은 물론 전북경제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도로는 숭상됐다. 또한 최근에는 변산면 대항리∼가력도 4.7km구간인 1호 방조제구간의 도로마저 제방정상부로 높여질 전망이다.
왜 도로를 숭상키 위해 안감힘을 썼을까, 한마디로 조망권을 통해 관광기능을 제고, 방조제도로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내년 완공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정상부로 올려진 방조제 4차선도로의 조성형태를 보면 '관광'은 뒷전이고 '물류와 소통'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느낌을 떨쳐 버릴 수 없다.
폭 26m의 4차선의 도로 중앙에 폭 3m의 중앙분리대가 설치되고 있는데다 부산∼목포∼부안∼군산∼충남∼인천으로 연결되는 국도 77호선으로 지정마저 돼 있다.
이런 도로에서는 화물차등 많은 차량들이 시속 80km이상으로 질주, 관광객들이 서행하면서 바다를 조망하는 관광을 했다가는 교통사고가 나기 일쑤다.
특히 내년말까지 부지조성이 완료되는 방조제와 주변부지 452.4ha(135만7000평)에 랜드마크타워, 대형홍보관, 레져휴양시설등이 설치되는 방조제명소화가 추진될 때 이같은 문제점이 더욱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95년부터 올해 9월 15일까지 새만금방조제를 찾은 방문객만해도 총 1157만명에 달한다.
내년 방조제도로가 완공되고 방조제 주변부지에 대한 명소화가 추진되면 엄청나게 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몰려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럴 경우 관광객들이 군산과 부안, 고창· 정읍등 도내 각지로 흘러 들어 전북관광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고 아울러 지역경제는 더욱 더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데도 방조제 상층부 4차선의 도로를 물류중심의 도로로 만들어서야 되겠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조속히 국도 77호선의 지정을 해제하고 도로의 중앙분리대를 없애는등 많은 관광객들이 서서히 주행하고 주차하면서 관광을 즐길 수 있도록 주차개념의 관광도로로 방조제 상층부도로를 만들어야 한다.
말로만 관광을 외쳐 대보았자 의미가 없다.
새만금방조제 상층부 4차선의 도로조성이 관광도로화를 하는데 어떤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지 꼼꼼히 점검, 문제해소에 조속히 나서야 한다.
한번 만들어 놓으면 뜯기 힘들다. 전북경제발전을 주도하는 멋진 관광도로를 조성, 후손들에게 자산으로 물려 주었으면 한다.
/안봉호(군산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