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뽑힌 이유가 있습니다. 저희가 한국 드라마의 주역이 되겠습니다."
5년 만에 재개된 지상파 방송사의 신인 연기자 선발대회에서 뽑힌 행운의 주인공들이 공개됐다.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국제회의실에서는 '2008 KBS 신인연기자 프로모션쇼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KBS와 한국방송연기자협회가 주최한 선발대회에서 3천469명의 지원자 가운데 175대 1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된 남자 8명, 여자 13명 등 21명의 신인들은 이 자리에서 신인의 설렘과 함께 패기 넘치는 각오를 전했다.
이들에게 합격증을 수여한 KBS 이병순 사장은 "이번 대회는 심사위원장의 자제도 탈락했을 만큼 심사가 엄격하고 공정했다"며 "과거 어느 대회 못지않은 심사를 거쳐 선발됐다는 자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이어 "21명 모두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연기자로 성장하는 일만 남았다"며 "연기로 여러분의 존재를 빛내고, KBS를 빛내고, 한류를 전파하는 첨병이 돼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선발대회에서 자신의 아들을 탈락시켜 화제를 모았던 김성환 한국방송연기자협회 이사장은 " 선발된 후배들이 무사히 교육을 마치고 국민 여러분에게 큰 사랑을 받는 연기자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며 "모든 힘을 다해 21명의 연기자를 가르치고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들은 이날 프로모션쇼에서 무술 동작 중에 이병순 KBS 사장에게 칼끝을 겨누는 연기를 선보이는가 하면, 5년 만의 공채 탤런트 선발 이유를 '인건비'라고 대답하는 등 당차고 솔직한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신인 연기자로 출발하게 된 21명은 연기 경험의 많고 적음을 떠나 하나같이 뜨거운 열정을 보여줬다.
중앙대 연극학과 출신인 김지혜(27)는 "지난해 미국에서 '문라이트 온 아이비'라는 독립영화에 운 좋게 출연했고 김윤진 씨처럼 계속 그곳에서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할리우드에 다시 가는 게 꿈이다"라고 말했다.
서울대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한 지주연(25)은 "방송기자 지망생이었는데 언론고시 카페에서 공채 탤런트 선발 공고를 보고 우연히 지원하게 됐다"며 "언론인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었는데 내게 맞지 않는 옷이어서 방황을 많이 했다. 마침 5년 만에 신인연기자 선발대회가 부활해 운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예대 연극과에 재학 중인 노은별(22)은 "기획사 출신 신인들보다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며 "각자의 실력과 매력으로 175대 1의 경쟁률을 뚫었다. 앞으로 더욱 피나게 연습해서 내년에 나올 테니 기대해달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신인연기자들은 3개월간의 연수를 마친 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청자들 앞에 선보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