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어진 환안, 문화재 체계적 관리 전기로

태조 이성계 어진이 지난주 전주로 돌아왔다. 엣 거처였던 경기전을 떠난지 만 3년만이다. 시민들과 함께 반가운 마음으로 환영한다.

 

태조 어진의 환안(還安)은 전주가 조선왕조 본향(本鄕)임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준 뜻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문화재는 연고지에 있을때 더욱 가치가 있음을 확인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전주의 자존심을 찾기 위해 노력한 시민들의 노력도 어느 정도 보상받은 느낌이다.

 

그러나 어진을 되찾아오기 까지의 과정을 살펴보면 자괴감이 드는게 사실이다. 그동안 어진 관리에 적잖은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문화재청이 반환을 거부한데는 상당한 연유가 있었던 것이다. 어진은 지난 2000년 전주이씨 대동종약원 종친들이 분향례를 올리던중 실수로 어진의 왼쪽귀옆 부분 50㎝ 정도가 찢어지는 수난을 당했다. 이를 문화재청에 보고도 없이 자체적으로 보수했다. 국가의 보물을 이처럼 허술하게 취급했다는게 기가 막힐 노릇이다.

 

그후 어진은 국립 고궁박물관 전시를 위해 2005년 서울로 옮겨졌고, 그해 열린 국정감사에서 훼손사실이 뒤늦게 지적됐다. 문화재청이 보물의 훼손과 임의 보수및 보관능력 등을 문제삼아 반환을 거부했던 것이다. 봉환을 위한 추진위 구성등 시민들의 강렬한 열망과 노력이 없었다면 어진은 영영 되돌아오지 못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전주로 돌아온 어진은 경기전에 건립될 유물전시관이 완공되기 까지는 국립 전주박물관에 보관된다. 하지만 전시관의 건립만이 능사는 아니다. 보다 체계적인 보존과 철저한 관리대책이 필요하다. 문화재 보호 관리가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올해 초 '숭례문 참사'가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문화재는 선조들의 삶의 흔적과 정신, 전통을 담은 살아있는 역사로서 값을 매길 수 없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후손에게 고이 물려주기 위해서는 항상 아끼고 보살펴야 한다. 한번 훼손이나 소실되면 가치가 떨어지고, 다시는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도내에는 어진 이외에도 많은 문화재가 산재해 있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아직도 화재나 도난등 각종 사고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실정이다. 특히 전주는 전통문화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이번 어진의 환안을 문화재의 체계적 보존과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전기로 삼아야 한다. 시민들도 문화재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