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로 작업하던 홍상식씨는 빨대로 시선을 돌렸다. 빨대의 단면을 정면으로 보이게 하고 길이를 다양하게 해 돌출시키는 방식으로 입체적인 형상을 나타냈다.
전재홍씨는 문구멍을 통해 내부를 들여다 보도록 했다. 내부에 있는 두 개의 사진이 겹쳐지는 순간 비로소 유의미한 하나의 장면이 완성된다.
유동조씨는 전시장 벽면에 글씨를 거꾸로 써놓고 바닥에 놓인 여러개의 물그릇에 글씨가 똑바로 비치게 했다. 환경에 관한 메시지다.
얼마나 똑같이 그리는가가 미술 평가의 기준이 되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현대를 살아가는 미술가는 표현하는 주제와 재료, 방식에 있어서 기존의 틀을 완전히 깨뜨린다.
29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 2층에서 열리고 있는 '2008 국제네트워크 21세기전'. 올해로 6회째. 전시를 기획한 유종국씨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작가들이 살고있는 전주와 대전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에 의해 지역의 컨텍스트를 드러내고 그것을 바탕으로 교류하기 위한 시도"라고 소개했다.
해마다 참여작가들을 달리하는 21세기전은 올해 유독 눈에 띈다. 중국과 일본, 미국, 헝가리, 루마니아의 작가들을 초대한 것이 단순히 외연 확장에만 그치지 않고 새로운 미술에 대한 자극과 도전으로 연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주제는 '드러내기'와 '넘어서기'. 유연한 작가들은 각자의 개별성을 드러내면서도 어느 곳에서도 공감할 수 있는 동시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전북에서는 이건용 권성수 김철규 김효경 선기현 심홍재 엄혁용 유종국 이경곤 최만식 최범홍 최병남 최부호 최현씨 등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