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채진 "국민에 실망 끼쳐…아쉽고 안타깝다"

수사절차 이의제도ㆍ플리바게닝 추진

임채진 검찰총장은 31일 검찰 창설 60주년을 맞아 잘못된 과거 수사에 대해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표명했다.

 

임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 대강당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검찰은 격변의 시대를 온몸으로 부딪히며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키고자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국민께 실망을 끼쳐드린 순간도 없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국법 질서의 확립이나 사회 정의의 실현에 치우친 나머지 국민 인권을 최대한 지켜내야 한다는 소임에 보다 더 충실하지 못했던 안타까움이 없지 않고 결과에 대한 의욕이 지나쳐 수사 절차의 적법성ㆍ적정성을 소홀히 한 적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참으로 아쉽고도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심경을 전했다.

 

임 총장은 이러한 인식을 기초로 검찰이 지향해 나갈 미래비전을 발표했다.

 

첫째로 `인권보장'을 약속했으며 `공권력의 정당한 권위ㆍ기능 회복과 국민을 편안케 하는 법질서 확립', `선진적 수사 시스템 확립', `국제적 역량 확보' 등도 공언했다.

 

특히 임 총장은 "수사 전범(典範.매뉴얼) 제정을 통해 적정한 검찰권 행사의 구체적 기준을 제시하고 수사절차 이의제도를 도입하겠다"며 "부패범죄를 효과적으로 처벌하기 위해 제한적 범위의 플리바게닝제(형량협상)를 도입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공권력 경시 풍조가 아직 사라지지 않고 있다며 경찰을 무차별 공격하거나 불법과 폭력으로 무수한 시민에게 피해와 불편을 끼치는 법질서 파괴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임 총장은 끝으로 "우리 검찰은 `국민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겠다.강한 검찰보다는 바른 검찰의 길을 추구하겠다. 남을 단죄하기에 앞서 자신에게 더 엄격한 검찰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기념식에는 역대 35명의 총장 가운데 작고한 13명을 제외한 총장 중 16명이 참석했으며 1948년 10월31일 초대 검찰총장으로 취임한 고(故) 권승렬 총장의 유족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는 행사도 가졌다.

 

이날 탤런트 정우성ㆍ이서진ㆍ이보영씨와 아나운서 박선영씨는 명예검사로 위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