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병원 로봇 수술시대 열었다

호남권 최초 수술용 로봇 도입, 한달새 30여명 적용…흉터·통증 줄이고 합병증도 감소

원광대병원 의료진들이 다빈치 로봇 원격 조종대에 앉아 수술을 하고 있다. (desk@jjan.kr)

로봇수술 시대가 마침내 전북에서도 활짝 열렸다.

 

원광대병원은 암환자를 비롯한 외과계 환자의 치료에 폭넓게 적용할수 있는 차세대 로봇수술 장비인 '다빈치 로봇S(da Vinci Robotic Surgery)'를 도입,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호남·충청지역 최초로 원광대병원에 도입된 복강경 수술로봇 '다빈치 로봇'은 인간 손의 한계를 뛰어 넘는 정교함과 세밀함을 자랑하는 최첨단 의료기술이다.

 

한 대당 25억여원에 달하는 고가 때문에 삼성서울, 서울아산,세브란스 등 국내 몇몇의 유수 대학병원만이 현재 도입해 사용하고 있는 수술용 로봇을 이번에 원광대병원이 과감히 들여와 이들 중앙 대형 종합병원과의 본격적인 로봇수술 경쟁에 뛰어들고 나선 것이다.

 

3일 오전 10시 원광대병원 수술동 2층 로봇수술실.

 

그런데 이상했다.

 

위쪽은 다빈치 로봇팔, 아래쪽은 원격조정대에서 로봇을 조종하고 있는 모습. (desk@jjan.kr)

환자 수술을 집도해야할 5명의 의료진들은 수술대 위에 누워있는 환자 주위만을 맴돌면서 수술실 안에 설치된 4개의 모니터만을 바라보고 서성거리고 있었다.

 

수술 집도의 옆에 바짝 붙어서서 환자 수혈을 돕고 수술도구를 일일히 챙겨주는등 예전부터 종종 보와왔던 수술실 광경이 영 아니었다.

 

잠시후 이날의 수술실 궁금증과 의아심이 풀렸다.

 

전립선암(2기)에 걸린 70세 남자가 로봇수술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집도의 박승철 교수(비뇨기과)와 4개의 팔을 가진 다빈치 로봇이 모든 수술 과정을 도맡아 진행했다.

 

박 교수는 환자와 2.5m정도 떨어진 원격조정대에 앉아 양손으로 컴퓨터 게임기의 조이스틱 같은 조정기를 통해 환자 뱃속에 설치한 로봇 팔만을 조정해 수술 환자의 전립선암과 주위의 임파선을 세밀하게 제거해 갔다.

 

모든 수술 과정이 로봇을 조정하는 박교수 혼자서 충분하다보니 다른 의료진은 말그대로 수술 과정만을 그냥 지켜보는 참관인에 머물고 있었던 것.

 

물론 로봇수술은 개복하지 않고 수술중의 환자에게 수혈도 할 필요가 없어 많은 수술보조원이 필요치 않았기 때문에 이날의 로봇수술 광경은 종전의 수술실 모습과 확연한 차이를 보였던 이유였다.

 

의사와 로봇만으로 수술 전과정을 진행하는 로봇수술시대가 마침내 원광대병원에서 활짝 열려가고 있음을 엿볼수 있었던 수술실 광경이었다.

 

◆다빈치 로봇S

 

원광대병원은 지난달 7일부터 비뇨기과 전립선 암 환자의 첫 수술 성공을 시작으로 외과 위암, 대장암, 갑상선암, 산부인과 부인암, 흉부외과 심장수술 등 각종 수술에 다빈치 로봇을 적용하고 있다.

 

이날 현재까지 모두 30여명의 환자들에게 로봇을 이용한 수술을 실시해 모두 기대이상의 높은 수술 대성공을 거뒀다.

 

다빈치 로봇S는 우주선 로봇팔을 만드는 미국 Intuitve社가 개발한 최신형 로봇 수술 장비다.

 

약 2m 정도의 높이에 550Kg 가량의 무게가 나가는 4개의 팔을 갖고 있다.

 

환자의 병든 부위를 직접 가르고 환부를 들여낸뒤 꼬매기에 이르기 까지 모든 수술 과정을 혼자 집도한다.

 

의사는 육안보다 최대 15배 크기로 확대된 3차원 입체영상으로 수술 시야를 관찰하면서 '콘솔'을 통해 사람의 손처럼 자유롭게 움직이는 수술 도구를 조종하며 수술을 시행한다.

 

의사가 작은 혈관이나 신경을 직접 확인하면서 집도할수 있고, 작은 손 떨림까지 방지할수 있어 수술은 한층 더 정밀하고 안전하게 진행될수 있다.

 

어떤 부위의 암 조직이라도 완전하게 제거할수 있다는게 다빈치 로봇수술의 최대 장점이다.

 

특히나 한 차원 진보된 다빈치 로봇수술은 수술 부위의 작은 절개로 환자 입원 기간을 짧게하고 수술 흉터및 통증도 거의 없다는것이 또다른 자랑거리다.

 

의료계에서는 신경 손상 등에 의한 합병증 발생이 거의 없어 앞으로의 개복 수술시 로봇수술 적용이 크게 늘어날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질환별 수술 효과.

 

다빈치 로봇을 이용하는 주요 수술분야는 비뇨기과, 외과, 흉부외과, 산부인과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최근에는 소아 환자의 수술에도 많이 적용하고 있어 다빈치 로봇의 능력의 한계는끝이 없다.

 

◆ 비뇨기과

 

다빈치S 로봇을 이용한 전립선암 수술은 시야가 좋고 기구의 움직임이 자유롭고 섬세하기 때문에 주위 신경과 혈관 등을 다치지 않게 하고 종양을 절제할 수 있다

 

대표적인 장점으로 수술시간 단축과 더불어 출혈의 최소화 및 통증을 줄일 수 있고 입원기간을 단축시켜 빠른 사회복귀를 도모할 수 있다.

 

방광암과 신장암,요관협착에 의한 수신증, 각종 소아질환, 정관복원술 등에도 다빈치S 로봇을 이용하면 만족도 높은 수술이 가능하다.

 

◆외과

 

직장암 수술은 3차원 입체 영상을 이용하며 집도의 손의 움직임을 정확히 재현 할 수 있는 로봇 손에 의한 수술로서 미세한 해부학적 구조의 파악이 용이하다.

 

대장암·위암·갑상선 암을 비롯해 췌장 종양, 만성 췌장염 등 췌장에 발생하는 각종 질환들도 개복 없이 수술할수 있고 담관낭,팽대부주위질환,간암,담석증의 절제 수술에도 탁월하다.

 

◆흉부외과

 

심장수술은 일반적인 심장 수술시 3개월 정도의 회복 기간이 필요 하나 로봇시술 후 2주면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다.

 

또한 수술 부위 감염 등의 부작용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고 출혈도 최소화시킬수 있는데 심방중격결손증의 수술은 완전교정이 쉽게 가능하다.

 

◆산부인과

 

조기 자궁경부암 및 각종 부인암 로봇수술은 3차원 영상과 확대된 수술시야를 제공하면서 개복도 하지 않아 빠르고 정확한 수술이 이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