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우주 쓰레기

지구의 궤도를 떠도는 우주 쓰레기들이 많아지면서 그 위험성을 제기한 시나리오가 '케슬러 신드롬'이다. 1978년 도널드 케슬러가 위성 파편의 충돌 가능성을 상정해 만든 이 신드롬은 우주의 쓰레기 파편이 다른 파편이나 인공위성과 연쇄적으로 부딪쳐 그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이론이다.

 

케슬러 신드롬은 일부 과장된 측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실제 일어난다면 우주선 보호장비 강화에 따른 비용증가를 피할 수 없고, 언젠가는 우주개발과 이용이 제한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어왔다.

 

인류 우주탐사의 효시는 옛 소련이 지구 상공 900㎞에 쏘아올린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호'다. 이후 세계 각국이 발사한 위성이 6000여개에 달한다. 인류 최초 달 착륙에 성공하는등 성과도 대단했다.

 

우주시대가 개막된지 51년이 지나면서 지구 궤도상에는 수많은 우주 쓰레기가 생성됐다. 우주 쓰레기란 수명이 다한 인공위성을 비롯 발사 로켓의 파편, 그리고 우주선에서 떨어져 나오거나 버린 부품등이 우주공간을 떠돌아다니는 물체를 말한다. 그 크기는 수㎝에서 수m까지 다양하다. 이 우주 쓰레기들은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운석의 수를 능가하면서, 그만큼 다른 위성과 충돌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케슬러 신드롬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우주 쓰레기는 크기가 작은 것도 인공위성이 대략 시속 2만9000㎞에 달하는 빠른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충돌할 경우 파괴력은 대단하다. 실제 우주선이 파편 조각과 충돌해 손상을 입은 사례도 있다.

 

우주 쓰레기는 지구 궤도를 돌다가 대기권으로 진입하면서 지구 사람들을 위협하기도 한다. 작은 것은 대기권 진입과정에서 타 버리지만 큰 것이 문제다. 지난 2007년 7월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우주인 클레이턴 앤더슨이 우주유영을 하면서 버린 무게 약 635㎏ 짜리 냉장고 크기의 암모니아 탱크가 어제 지구 대기권에 진입한다는 소식에 미항공우주국(NASA)이 궤도 추적에 나서는등 지구촌이 긴장했다. 이 쓰레기는 사람이 직접 버린 역대 가장 큰 것이다.

 

우주 쓰레기로 인한 우주에서의 예기치 못한 충돌도 재앙이지만 지구로의 낙하 역시 엄청난 비극을 가져올 수 있다. 우주개발에 힘 쓴 만큼 우주 쓰레기에 대한 대책 도 전 지구적인 차원에서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