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있으나 마나한 도의회 윤리특위

지방의회는 주민을 대표해서 지방자치단체를 견제 감시하는 게 기본적인 임무다. 이를 위해 각종 입법활동과 행정사무감사, 상임위 활동 등의 각종 권한이 주어진다. 또한 상당한 의정비도 지급된다.

 

여기에는 조건이 붙는다. 직무와 관련해 청렴과 공정을 의심받는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나아가 지위를 남용해 부정한 영향력 행사와 그로 인한 대가를 받아서도 안된다. 이처럼 의회의 위상과 의원 개인의 품위 유지를 위해 지방의회는 윤리강령을 마련하고 윤리특위를 가동하고 있다. 그런데 윤리강령에 어긋나는 의원들의 행동이 잇달고 있는데도 윤리특위는 잠자고 있어 비판을 받고 있다.

 

전북도의회의 경우 몇가지 사례를 보자. 제8대 도의회 후반기 원구성 이후 의장단및 상임위원장단 금품선거 의혹이 제기되었다. 비슷한 시기에 서울시의회의 경우는 의장선거와 관련 의장이 구속되고, 수많은 의원들이 법정에 서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국민들의 비난이 쏟아진 건 물론이다.

 

또 지난 9월에는 수해복구공사를 수주해 주는 대가로 건설업자로 부터 3억 원을 받은 진안출신 이상문 의원이 법정구속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그리고 최근에는 일부 도의원들의 쌀 직불금 수령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상태다. 이러한데도 윤리특위는 진상규명및 자정노력은 커녕 단 한 차례의 회의 소집조차 하지 않고 있다. 제 식구 감싸기요, 유명무실한 기구로 전락했다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이럴 바엔 뭐하러 윤리강령을 제정했는가. 또 윤리특위를 왜 구성했는가. 의원들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모든 지방의원이 그런 것은 아니다. 나름대로 주민들의 뜻을 대변하기 위해 의정활동을 활발히 펴는 경우도 많다. 주민속에 파고 들어 부지런히 발로 뛰는 경우도 있고, 날카로운 비판과 대안을 제시해 감동을 주는 경우도 있다.

 

반면에 부패 불감증에 빠져 있는 일부 의원들로 인해 지방자치가 도전받고 있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다. 심지어 지방의회 무용론도 서슴치 않고 제기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방의회가 자정능력을 키워야 한다. 주민들로 부터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고 사랑받기 위해 거듭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사법처리나 주민소환제의 대상이 되기 전에 윤리특위를 열라. 초심으로 돌아가 스스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