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KCC 정훈, 스피드로 빛을 발하다

장신군단 전주 KCC가 올 시즌 스피드를 앞세운 정훈 카드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최장신 센터 하승진과 국보급 센터 서장훈을 보유한 KCC는 다른 팀들이 부러워하는 골밑 진용을 갖췄지만 고민거리는 스피드였다.

 

골밑 수비에서는 높이를 앞세워 상대 공격을 차단하고 공격에서도 골밑으로 볼만 투입되면 득점 기회를 갖지만 상대 팀이 스피드로 역공을 시도하면 고전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하지만 KCC는 2m의 장신 정훈이 공격과 수비에서 가세하면서 이같은 고민을 해결해 나가고 있다.

 

정훈은 200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순위 김주성(원주 동부)에 이어 2순위로 울산모비스에 지명을 받았지만 얼마 있다 동부로 트레이드 되면서 백업멤버 신세를 져야했다.

 

이후 군대를 다녀온 뒤 2006-2007 시즌 KCC 유니폼을 입은 정훈은 올 시즌 장신군단으로 거듭난 소속팀에서 그동안 발휘하지 못했던 재능을 마음껏 뽐내고 있다.

 

평균 득점도 지난 시즌 3.7점에서 올 시즌 6.2점으로 올랐고 출전시간도 한층 늘어났다.

 

11일 런앤드건을 표방하는 안양 KT&G와 경기에서도 35분을 뛰며 11점을 넣어 연장 3차전 승리에 힘을 보탰다.

 

정훈은 성균관대 시절 큰 키에도 불구하고 가드 포지션을 맡을 정도로 농구 센스가 뛰어나 센터를 제외한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다.

 

호리호리한 체격 때문에 몸싸움이 약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뛰어난 속공과 슈팅 능력은 KCC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허재 KCC 감독은 정훈에게 칭찬보다는 꾸중을 많이 하면서 그에 대한 믿음을 반대로 표현했다.

 

허재 감독은 "슛이 안들어간다고 주눅이 들면 평생 슛 한번 쏘지 못한다"며 정훈에게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를 주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