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병 때문에 거의 몸도 가누지 못한 상태로 힘겨운 학창시절을 보내 온 시골마을의 한 시각장애우가 올해 대학입시에서 보란듯이 명지대 청소년지도학과에 수시 합격하는 불굴의 의지를 보여 화제다.
시각장애 1급인 김다은씨(23·진안 동향면 대량리 하양지마을). 후천성 희귀 질환으로 생긴 마비증세에다, 한치 앞도 보기 힘든 시력장애를 딛고 일어선 '인간승리'의 장본인이다.
순탄하던 김씨의 삶은 동향초등학교 5년 시절인 12살 때부터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멀쩡하던 눈이 갑자기 보이지 않기 시작하면서부터.
이듬해, 서울 (현대)아산병원에 검진을 받은 결과 '다발성 경화증'이란 희귀병 진단을 받으면서 김씨의 삶은 완전 뒤 바꿔졌다.
앞이 보이지 않는 것은 물론, 온몸 곳곳에 마비증상이 일어나면서 병원을 전전해야 했던 다은씨. 동향중학교까지 가까스로 마치긴 했지만 학업을 따라잡기란 여간 힘겨운 일이 아니었다.
시도때도없이 발병하는 마비증세로 1년에 서너차례 병원신세를 저야하는 그녀로서는 자신의 몸을 추스리기도 빠듯했기 때문이다. 주위에 의지해야 해결되는 대소변처리는 다은씨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수줍음 많은 사춘기시절이라 그 고통은 이루 헤아릴 수 없었다. 김씨를 뒷바라지해야하는 부모 역시 1개월씩 입원할 때 드는 400만원 상당의 병원비 부담이 어렵사리 꾸려가는 생계에 직격탄이 됐다.
"'다발성 경화증'이 희귀병으로 인정을 받기 전만해도 진안군 동향면사무소에서 기능직으로 일하는 부친 김윤기의 월급으로는 치료비를 감당하기가 버거웠다. 더욱이 공무원이란 신분 탓에 정부지원이라곤 '컴퓨터 확대기' 지원이 전부였다.
이런 환경 때문에 무주 안성고에서 1학기만 마친 채 정규과정을 그만 두게 된 다은씨. 20살이 되던 해에 이르러서야 서울맹아학교 고등부로 진학, 학업의 꿈을 이어간 끝에 오늘에 기쁨을 안게됐다.
아버지 김윤기씨는 "부모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밝게 자라와 그저 기특할 따름"이라면서 "아프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란 말로 바람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