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가 17억8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추진하는 영동상가 활성화사업이 '특색과 경쟁력 없는 사업'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어 전면 재검토가 요구된다.
18일 오전 군산 원도심의 대표적 상가인 영동상가. 일직선으로 뻗은 320m 거리에 110여개의 가게가 원도심의 재도약을 기대하며 아침 일찍부터 문을 열고 있었다. 상가 상인들은 구도심의 상권회복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한목소리로 갈망하고 있었다. 군산시도 상인들의 마음에 힘을 보태기 위해 18억원에 가까운 예산으로'영동상가 활성화'를 위한 바닥공사 등을 때마침 준비중이다.
그러나 상인들은 시의 이 같은 사업에 적잖은 반감을 드러냈다. 상가 활성화를 위한 이번 바닥공사 사업이 지역만의 특색과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근 번영회장의 사임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한 영동상가번영회는 "상가 활성화를 위한 사업비가 바닥공사(도로포장)로 사용될 예정인데, 상인들은 영동상가만의 특성을 살린 도로경관을 원하고 있다"면서 "도시의 특성과 역사성이 결여된 바닥공사가 상가 활성화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고 꼬집었다.
김성수 비상대책위원장과 상인들은 "그동안 상인들은 자체 예산을 들여 도심공동화 예방과 지역상권을 되살리기 위해 국내는 물론 일본과 유럽 등을 벤치마킹한 뒤 도로경관에 참고할 수 있도록 시에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면서 "상인 대표들은 최근 상가 살리기에 찬물을 끼얹는 단순한 도로포장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시를 항의 방문했었다"고 털어놨다.
이들은 이어 "상인들의 계속된 건의로 시가 최근 도로포장과 함께 경관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해왔지만, 상인들은 여전히 시의 행정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지금 영동상가에 필요한 것은 바닥공사가 아니라 지역의 역사성과 특수성을 살린 특화거리 조성"이라고 강조했다.
이에대해 군산시는 "당초 영동상가의 특색과 경쟁력을 위해 아케이드 설치를 추진했으나, 예산 및 환경 등의 문제로 상인들과 협의끝에 이 사업을 백지화한 뒤 도로포장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면서 "앞으로 시는 상인들의 의견을 반영해 도로포장과 함께 가로등, 경관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