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대왕님의 뜻'

올해 초부터 방영된 K B S의 대하드라마 "대왕 세종"이 16일 막을 내렸다. 그리고 한국학 중앙연구원이 18일부터 이틀 동안 연구원에서"훈민정음과 파스파 문자 국제 학술대회"를 열었다. 한글이 창제(創製)인가 모방인가가 주된 논제였다.

 

외국 학자들은 훈민정음이 당시 다른 나라의 문자를 모방했다고 주장한다. 훈민정음은 파스파 문자의 자형을 변형해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런 비슷한 주장은 이미 국내에서도 있었는데 조선후기 이익(李瀷)의 '성호사설'에도 한글은 원나라 세조 때 만들어진 몽고글자를 본떴다고 할 수 있다고 쓰여있다 . 그리고 일각에서는 인도의 산스크리트를 모방했다고 주장도 하고 있다.

 

아마도 문자나 언어는 그 성질상 100% 창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의 깊은 뜻이다. 한문이 어려워 백성들이 제대로 표현할 수 없음을 안타갑게 여겨 한글을 창제했다고 훈민정음 서문에 나온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대왕님의 한글창제의 더 깊은 뜻은 율문(律文) 즉 법조문이 어려운 한문으로만 되어있어 백성들이 법을 지키고 싶어도 법을 몰라 못지키는 안타까운 사정을 고민하셨다는데 있다.

 

대왕께서 말씀하시길 "율문(律文 :법조문)이라는 것이 한문과 이두로 복잡하게 쓰여 있어서 비록 문신(文臣)이라 하여도 모두가 알기가 어려운데 하물며 율을 배우는 생도에게는 얼마나 어렵겠는가 ".또 대왕님이 말씀하시길 " 비록 사리를 아는 사람이라 하드래도 율문에 의거하여 판단이 내린뒤에야 죄의 경중(輕重)을 알게 되거늘 하물며 어리석은 백성들이야 범죄를 저지르고도 범죄의 크고 작음을 알아 스스로 고치겠는가"

 

대왕께서는 백성들이 법을 모르면 통치하기에도 무척 어렵다는 것을 간파하신 것이다. 그러나 이두(吏讀)로 한문을 푸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를 하는 신하들이 많이 있었기에 대왕께서는 한글창제 완성단계까지 철저한 비밀 속에 정인지, 성상문, 신숙주와 같은 측근에게만 한글창제 작업을 맡겼던 것이다.

 

또 한글창제는 중국에 대한 반역으로까지 오인 받을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대왕님의 백성 사랑의 간절한 의지로 오늘의 위대한 한글이 창제된 것이다. 모방이냐 창제이냐는 두 번째 문제이다.